대학국어강의 자료>
우리선조들은 집을 장(莊). 옥(屋)이라 했고[후세엔 장((莊)을 여관으로, 옥(屋)을 대포 집으로 전락했음] 작은집을 사(舍)라 했다.
사재척언(思齋燧言)이란 문헌에 보면 옥(屋)자를 풀어 송장(戶)이 이른다. 지(至)는 뜻이요.
“사”자를 풀어 사람(人)이 길(吉)하다는 뜻이니 옛말은 개념을 아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집을 나타냈던 옛말 가운데 장(莊). 각(閣). 대(臺).등이 있었지만 이는 사대부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호화 주택이었고, 일반 백성에게는 지극히 예외적인 집들이다.
대부분 오두막, 주막, 새막(幕)을 뜻하는 무릎굽힐 수 있을 정도 공간을 뜻하는 사(舍), 겨우 비나 별을 가린다는 뜻인 헌(軒), 책을 읽고 도를 닦는 집이란 뜻인 제(齊), 그리고 흙위에 지붕만 가렸다는 당(堂)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겸허했던 전통적 주의식(住義識)이 근대화 과정에서 고급화 대었다. 20년 전만해도 문화주택(文化住宅)하면 전통주택 보다 좋은 집이었다.
문화는 바로 서양화(西洋化)라는 착각된 사대주의9事大主義)가 저의에 깔려 생겨난 말이다. 그 후 고급주택을 “하우스(house)"라 부르기도 했다. 하우스는 집이란 뜻인데도 외국으로 발음하면 ”집” 보다 고급이 되는 역시 사대적 의식 구조의 나타남 이었다.
이와 같은 한국인의 의식구조로 미루어 보면, 집단주택의 이름으로 아파트는 만족할 수 없게 되면서 “맨션(mansion-큰 저택)”이란 고급 호칭이 생겨난 것이다.
맨션이란? 서구 봉건사회에서 귀족이 소작료를 받아내기 위해 체재했던 호화주택이다.
즉 우리나라 전통가옥으로는 “관(館)“ 정도이다.
이 맨션(mansion)은 집안에 150평 넓이의 댄스홀 까지 있는 것인데, 요즘 신문 광고에 보면 15평 짜리 맨션 까지 있으니, 얼마나 웃기는 생각인가?
연립주택 대신 농장이 딸린 호화별장을 뜻하는 “빌라(vil·la-별장식 주택)가 생겨난 것도 이런 고급화의 논리에서 자연스럽다. 그리하여 맨션과 빌라를 접붙인 빌라맨션 까지 탄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비타시옹((Habitasion-)이라는 보다 고급 호칭을 사용한 아파트와 레지던스 팬션(pension-연금)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하이츠에존 더 나아가 샤토(城)란 호화 호칭이 생겨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을 것 같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옥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가옥구조이며, 인간이 자연의 공간을 사용하는데 최소한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가옥들은 최대한의 공간활용과 인간편의 위주로 만들어져 있다.
자연으로부터 최소한의 공간을 할애 받으며, 그 구조를 역시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낼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우리 주거문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장점 중에 하나이다.
'■ 기타 > 뉴스.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영진의 대구이야기(27) / 문화계 분열 (0) | 2011.03.13 |
---|---|
“우리의 가치가 싫으면 떠나라” (0) | 2011.02.16 |
전두환 前 대통령, "모내기 해준 논에서 벼베기도" (0) | 2011.02.14 |
신사임당·율곡 이이 유품, 고향으로 돌아온다 (0) | 2011.02.09 |
초대 조선총독 수집품 서울 나들이 (0) | 2011.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