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좋은글 모음

저것은 벽

야촌(1) 2010. 2. 21. 01:01

■ 저것은 벽

 

-도종환-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 구 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사진>http://photo.naver.com/view/

'■ 기타 > 좋은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들리며 피는 꽃/詩人 도종환  (0) 2010.03.20
어느 축의금 이야기  (0) 2010.03.06
반야심경(般若心經)?  (0) 2010.01.22
당신을 사랑합니다.  (0) 2009.12.11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0) 2009.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