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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상상도 못했다” 술렁

야촌(1) 2009. 6. 2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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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동기 모두 퇴진 땐 고검장급 최대 9자리 공석
향후 인사 폭 싸고 촉각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에 내정된 21일 검사들은 "예상 밖 인사다, 향후 검찰 인사에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중앙지검에는 휴일인데도 출근한 검사들이 전화 연락을 하며 청와대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애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일각에서는 파격이지만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으로 궁지에 몰린 검찰 조직을 추스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시했다.

 

 
◆"상상을 뛰어넘는 인사"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사시 20회인 권재진 서울고검장이 차기 총장에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검찰이 받은 충격은 컸다.

일부 검사는 권 고검장에게 미리 축하 전화를 했다가 머쓱해했다는 후문이다. 검찰 간부들은 사시 19회 임채진 전 총장에서 22회 천 지검장으로 세 기수를 내려간 파격 인사로 몰아닥칠 후폭풍을 우려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깜짝인사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앞으로 인사에 굉장한 파장이 예상된다"면서 "결국 '박연차 게이트'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 일련의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에 대한 청와대 불신이 이런 결과를 부른 것 아니겠느냐"고 평했다.

위기 국면을 타개할 인사라며 반기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현재 검찰의 처지를 고려할 때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천 고검장의 검찰 내 신망이 낮지가 않다. 검찰 안팎의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적합한 인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 고검장급 9명 승진


현재 법무부와 검찰의 고검장급 9자리에는 사시 20회∼22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천 지검장이 가장 기수가 낮다. 전례에 비춰 권재진 서울고검장(사시 20회)과 문성우 대검차장(사시 21회) 등 20회, 21회 간부뿐만 아니라 동기인 22회 고검장까지 8명이 모두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최대 9석의 고검장급 자리가 비게 되므로 검사장의 대규모 승진 인사 요인이 될 수 있다.

천 지검장이 동기 고검장들의 용퇴를 만류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차기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상황에서 검찰에 잔류하기란 쉽지 않아 22회 동기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검찰 조직은 닥쳐올 인사 태풍으로 당분간 동요할 수밖에 없다.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고검장 및 검사장, 부장검사, 평검사 순의 인사가 8월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고검장 승진인사 내용에 따라 사시 23회, 24회 검사장까지 진퇴를 결정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법무부 고위 간부는 "검찰 인적 쇄신에 대한 청와대 의지가 생각보다 큰 것 같다"며 "검찰 간부가 모두 물갈이되는 상황도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