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제의례·제문

조율시이(棗栗枾梨) - 유례(由來)

야촌(1) 2020. 1. 22. 21:53

■제수에 대추를 놓는이유.

 

제사(祭需/祭物)를 모실 때 가가례(家家禮)라는 말처럼, 제수를 진설하는 방식이나 제례 절차가 지역이나, 문중, 또는 가정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제수 역시 고인의 생전 기호나 경제적 형편에 따라 늘거나 줄기도 하지만 그러나 과채 탕적을 마련하고, 과일도 조 율 시 이(대추. 밤. 감. 배) 순서로 놓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일반적으로 과일로는 3색 또는 5색을 쓰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요하게 치는 덕목 중 하나는 아무리 간소한 제사라 해도  삼색(대추, 밤, 감) 과일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대추. 밤. 감(감이 없는 계절에는 곶감) 없는 제사는 있을 수 없다는 얘기기 된다.


그런데 이것을 왜 이렇게 중요시하는가 하면 첫째, 대추는 다른 나무와는 달리, 꽃 하나에 암수와 수수가 함께 있어,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쳐도 꽃 하나로 반듯이 열매 하나를 맺고 떨어짐으로써, 대추는 한 나무에 수없이 많은 열매 열리는 상징성으로 자손들의 번창을 바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고 둘째로는 대추씨는 통 씨여서 곧 절개를 뜻하며 아울러 순수한 혈통을 의미한다고 전한다.



● 제수에 밤(栗)을 놓는이유.


제사에 밤을 놓는 이유는  이 또한 대추처럼 특이한 생리적 현상을 가지고 있는데, 밤은 땅속에 뭇치면 뿌리를 내리고 싹이 나서 성숙한 나무로 자라게 되는데, 다른 나무와는 달리(일반 식물은 최 초로 싹을 티운 씨앗이 썩으서 없어짐) 밤은 땅속에 무쳤던 최초의 씨밤이 그 나무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생밤으로 살아서 그냥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하여 후손들이 자신의 뿌리를 잊지 말라는 의미가 있다고 전한다.



그리고 옛날 우리 조상들은 대게 산소 주변에 밤나무를 심었는데, 이는『예출 어정(禮出於情)』『정출 어근(情出於近)』이라 해서 곧 예(禮)는 정(情)에서 나오고 정은 가까운 데서 나온다는 뜻이 바탕에 있다.


이 말은 정은 혈족이라 해도 가까이 지내지 못하면 정이 생기지 않고, 정이 생기지 않으면 예(공경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는 법이다. 하여 옛사람들은 상가에 문상을 가도 혈족 관계가 아니지만 "어이, 어이" 곡을 하는 사람도 있고 곡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이 기준은 생시에 고인과 얼굴을 마주하며 친분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지만, 사람은 서로 가까이해야 정이 생기고, 정이 있어야 슬픔이 있고 슬프면 곡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듯  밤은 나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하며, 누대의 오랜 세월이 흘러도 조상은 언제나 나와 영적으로 연결된 체로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조상을 모시는 위패, 신주는 반드시 밤나무로 깎는데, 이는 밤나무의 결이 좋다거나 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밤나무를 쓰는 까닭은 다름 아닌 밤나무의 그 상징성 때문이다.

 

● 제수에 감을 놓는 이유.

 

감씨를 심으면 고염나무가 태어난다. 그래서 4-5년 자란 후에 감나무를 접붙인다.

그래야만 감이 열린다. 그러므로 감나무의 상징성은 사람이 태어난 후 가르침을 잘 받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의미로, 사람이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일은 감나무를 접 붙일 때처럼 몸을 도려내는 아픔이 따르고 이를 잘 견뎌낼 때 진정한 인격체로 설 수 있다는 의미다.

 

● 제수에 배를 놓는 이유.

 

배는 껍질이 누림으로 황인종을 의미하고, 오행에서 황색은 우주의 중심을 나타내고 있고, 이것은 바로 민족의 긍지를 나타낸다.

 

그리고 배의 속살이 흰 것은 우리 민족의 순수함과 밝음을 나타낸다는 의미가 있어 제수로 쓴다는 말이 전한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제물 하나를 차리는 데에도 자손에 대한 가르침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제수 진설법

 

조율시이(棗栗枾梨) : 왼쪽(西)에서부터 대추, 밤, 감, 배 순.

대추는 씨가 하나이니 나라의 임금을 상징하는 고로 좌측 첫 번째 놓고, 밤은 한송이에 셋 톨이 들어 있어 3 정승을 의미하니 두 번째 놓고, 감은 씨가 여섯이어서 6조 판서를 의미하니 그다음에 놓고, 배는 씨가 여덟 개로 팔도 관찰사를 의미하니 그다음에 놓는다는 말이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에 전례 된 후 한참 후에 정해졌고 예서에 보면 지방이나 가정에 따라 각각 달리해온 것으로 압니다.

 

◇ 조율시이(棗栗枾梨) : 왼쪽(西)에서부터 대추, 밤, 감, 배 순.

◇ 좌동우서(左東右西) : 사람의 왼쪽(조상의 왼쪽이 아님)이 동쪽, 오른쪽은 서쪽.

◇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 생동숙서(生東熟西) : 날 것은 동쪽, 익힌 것은 서쪽

◇ 좌포우혜(左脯右醯 : 포는 왼쪽, 식혜 오른쪽


◇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

◇ 두동미서(頭東尾西) :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 건좌습우(乾左濕右) : 마른 것은 왼쪽, 젖은 것은 오른쪽

◇ 접동잔서(接東盞西) : 접시는 동쪽, 잔은 서쪽

◇ 좌반 우갱(左飯右羹) : 메(밥)는 왼쪽, 갱(국)은 오른쪽

 

◇ 접동잔서(接東盞西) : 접시는 동쪽, 잔은 서쪽]

◇ 남좌여우(男左女右) : 제사를 모실 때 중앙을 중심으로 남자들은 좌측에 여자들은 우측에 선다.

◇ 좌고 우저(左高右低) : 산체는 왼쪽에, 낮은 곳에서 난  채소는 오른쪽에 놓는다.

◇ 좌귀우천(左貴右賤) : 귀한 것은 양이니 왼쪽에 흔한 것은 음이니 오른쪽에 놓는다.

   <끝>

'■ 보학 > 제의례·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구의 종류(2)  (17) 2022.12.31
지방 쓰는법  (0) 2021.01.28
명절 제사지내는 순서  (0) 2019.02.05
묘사 지내는 순서  (0) 2018.11.14
참신(參神)  (0) 2018.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