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집(四佳集) 제2권 기(記) /서거정(徐居正) 著 전주(全州)의 향교(鄕校)를 중신한 것에 대한 기문 삼가 생각건대 우리나라는 유학을 높이고 도(道)를 중시하여 학교를 세우고 스승을 두었으니, 비록 궁벽진 시골일지라도 그렇지 않은 곳이 없다. 하물며 전주는 우리 왕조의 시조가 살았던 땅으로서 남쪽 지역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곳이니, 그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일을 가장 우선적으로 행해야 할 곳이다. 고을의 젊은이들이 또한 대부분 대대로 학문하는 집안의 출신들로서 선행을 즐기고 배우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한 고을이 교화되어 아주 뛰어난 사람이 간혹 출현한다. 이것은 땅의 아름다운 기운이 모인 까닭이기도 하지만, 또한 모두 평소의 교육이 그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주부의 학교는 예전에는 치소(治所)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