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재기(四友齋記) 허균 찬(許筠 撰)/ 신해년(1611, 광해군 3) 2월 사일(社日)에 쓰다. [생졸년] : 1569(선조 2)∼1618(광해군 10). 재(齋)를 사우(四友)라고 이름지은 것은 왜냐? 허자(許子 저자 자신을 가리킴)의 벗하는 자가 셋인데, 허자가 그 중 하나를 차지하고 보니, 아울러 넷이 된 셈이다. 세 사람은 누구인가? 오늘날의 선비는 아니고 옛사람이다. 허자는 성격이 소탈하고 호탕하여 세상과는 잘 맞지 않으므로, 당시의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꾸짖고 떼지어 배척하므로, 문에 찾아오는 이가 없고 나가도 더불어 뜻에 맞는 곳이 없다. 그래서 탄식하며, “벗이란 오륜(五倫)의 하나인데 나만 홀로 갖지 못했으니 어찌 심히 수치로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했다. 물러나와 생각건대, 온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