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축칠월십구일야여천첩달서한화 (辛丑七月十九日夜與賤妾達曙閑話)/이항복 (신축년 칠월 구일 날 밤에 천첩(賤妾)과 날이 새도록 한가하게 대화하다/이항복) 신축년(1601 선조 34) 7월 19일 밤에 천기(天氣)는 매우 덥고 성월(星月)은 휘영청 밝은데, 잠이 오지 않아 베개에 기대어 천첩(賤妾 : 종이나 기생의 신분으로서 남의 첩이 된 여자)과 함께 새벽까지 한가로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첩이 말하기를, "대인(大人)께서는 심장(心腸)이 지나치게 강하시어 과감하게 떨쳐 버리는 일이 많으므로, 급한 때에 믿고 의지하기가 어렵습니다.”하였다. 인하여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첩이 말하기를, "임진년의 변란 초기에 변보(邊報)가 날로 급해진 다음에야 감역(監役)이 기종(騎從)을 첩에게 보내 대인과 만나서 결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