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사(白沙)의 북천록(北遷錄) 서문 병인년(1686, 숙종 12) 약천 남구만 찬(藥泉 南九萬 撰) 옛날에 우리 선조(宣祖)께서 중흥(中興)하실 때에 큰 공을 세운 대신(大臣)이 있었으니, 백사 선생 이공 항복(李公恒福)으로 자가 자상(子常)이다. 광해가 임금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모후(母后 인목대비(仁穆大妃))를 폐위하려 하니, 공은 헌의(獻議)하여 정도(正道)를 지키다가 관북으로 유배 가서 그곳에서 별세하였다. 이때 살아서 유배지에 갔다가 죽어서 돌아오는 즈음에 서로 따른 자는 바로 금남군(錦南君) 정충신 가행(鄭忠信可行)이었다. 그는 발섭(跋涉)하는 노고와 나그네로서 타관에 있는 고통과 질병의 위태로움과 죽음의 두려움을 자세히 기록하여 후인들에게 남겨 주어 보게 하였으니, 아, 지금 그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