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회루 기(慶會樓記) 하륜(河崙) 찬(撰) 전하『殿下, 태종(太宗)』 즉위 13년 봄 2월에 뒷 대궐 서루(西樓)가 기울어지고 또 위태하므로, 경복궁(景福宮) 제거사(提擧司)에서 의정부(議政府)에 보고하여 전하께 아뢰니, 전하께서는 놀래어 탄식하며 이르시기를,“우리 선고(先考)께서 창업(創業)하시고 처음으로 세우신 것인데, 이제 벌써 그렇게 되었단 말이냐.”하시고, 이내 공조판서 박자청(朴子靑) 등에게 하명(下命) 하시기를,“농사 때가 가까웠으니, 아무쪼록 놀고먹는 자들을 부려서 빨리 수리(修理)하도록 하라.”하였다. 그래서 박자청 등은 지면(地面)을 헤아려서 살짝 서쪽으로 당기고, 그 터에 따라 약간 그 규모를 넓히어 새로 지었으며, 또 그 땅이 습한 것을 염려하여 누(樓)를 에워서 못을 팠다.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