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씨/선세자료

7代를 이은 李正根 가의 도화원 명가 小考

야촌(1) 2020. 6. 10. 21:45

歷史上 前無後無한

7代를 이은 李正根 가의 도화원 명가 小考

 

조선 5백여 년간 한 대도 빠짐없이 十여代를 사자관(寫字官 : 承文院과 奎章閣의 한 벼슬)과 명필로 나라에 공적을 남긴 경천군 북악 이해룡(李海龍) 선생가가 있다면 요즘 같이 사진이 없던 시대에는 서화로 사물의 고증 및 기록을 남겼는데, 도화서 화원으로 7대를 이어서 나라에 공적을 남긴 가문 또한 전무후무한 진기록이고 경주이씨의 자랑할 만한 명가이다.

 

고려시대와 조선초기에는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관서가 도화원(桃花園)이었는데 1463년(세조 9)에 도화서(圖畵署)로 개칭되고 예조에 소속된 종6품아문(從六品衙門)으로 어진(御眞) 제작 및 궁중의 각종 행사를 그리거나 풍경 및 전쟁 시 적과 아군의 주둔지와 진지를 사생(寫生) 하는 등 주로 왕실에서 필요로 하는 일체의 회사(繪事)를 관장했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도화서의 제조(提調)는 예조판서가 맡았고 관원은 종6품 별제 2명이 있었다. 화원(畵員)의 정원은 20명인데 이들에게는 잡직(雜職)이 주어졌으며 선화(善畫 : 종6품) 1명, 선회(善繪 : 종7품) 1명, 화사(畵史 : 종8품) 1명, 회사(繪史 : 종9품) 2명 등으로 모두 8과(窼)가 있었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도화서의 화원들이 실제로 맡아서 그려낸 일들은, 감계화(鑑戒畵)·교민화(敎民畵)·장식화(裝飾畵)·사대의례도(事大儀禮圖)·제례도(祭禮圖)·의장도(儀仗圖)·세화(歲畵)·경직도(耕織圖)·지도(地圖)·불화(佛畫)·포응견본도(捕鷹見本圖)·초상화(肖像畵)·지형실경도(地形實景圖)·실경산수사생도(實景山水寫生圖)·감상화(鑑賞畵)·모사(摹寫)·사생(寫生) 등이다.

 

이중에서 화원들이 가장 많이 그려야 하였던 것이 의례·제례·의장 등을 그린 의궤화(儀軌畵)였다. 조선왕조는 유교를 정치 원리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규모의 모든 행사나 왕실의 의식이 이 유교 예제(禮制)에 의하여 치러졌다.

 

그리하여 거기에 필요한 수많은 사항이 기록과 함께 도보(圖譜)로써 설명된 각종 의궤들이 만들어지고 존안(存案 : 없애지 않고 보존함)되었다. 도화서가 예조 아래 두어진 연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가장 정밀하게, 빈틈없이 힘들여 제작하였던 그림은 국왕의 초상화인 어진(御眞: 御容이라고도 함)이었다.

 

어진 제작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었던 만큼 1급 화원 출신에서 선발하였다. 그것은 화원으로서 최상의 영광이었고 잘 그리면 크게 출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으며 큰 상을 받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중요한 도화서 화원의 일을 대를 이어 나라에 봉직한 가문이 조선중기의 심수 이정근(心水 李正根,1520년~미상) 가문인데 공(公)은 21世 판윤공 지대(之帶)의 후손으로 종6품 아문(衙門)인 도화서(圖畫署) 화원(畫員)으로 사과(司果-正六品)를 지낸 명수(明修,1490~미상)의 아들이다.

 

조선후기의 문인화가인 윤두서(尹斗緖)는 “그가 안견(安堅)을 따라서 필법이 정교하여 이불해(李不害: 조선 중기의 화가)의 선구로 삼을만하다.”고 평한 바 있다. 유작으로 <설경산수도(雪景山水圖)/국립중앙박물관소장>와 <미법산수도(米法山水圖)/국립중앙박물관소장)가 전한다.

 

<설경산수도>는 조선 초기 안견(安堅) 화풍의 형식화된 특징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미법산수도>는 남종화풍(南宗畫風)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어 우리나라 남종화의 수용과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그는 동생 정식(正植,1531년~미상)과 함께 도화서 화원을 지냈으며 사위 유성업(柳成業), 조카 수형(정식의 아들), 손자 홍규(泓虯), 도화서교수(圖畵署敎授)인 증손 기룡「起龍,1600년(선조 33)∼미상)」 고손 이형정(李衡精), 현손(玄孫) 이정「以楨,1653년(효종 4)」이 모두 도화서 화원을 지냈다.

 

[參考註釋]

 

『근역서화징』(1928 -啓明俱樂部 출판)

『한국회화사』(안휘준, 일지사, 1980)

『동양의 명화 1-한국 Ⅰ-』(안휘준 편, 삼성출판사, 1985)

 

 

↑李正根 米法山水圖/16세기(두루마리 종이에 수묵  23.4 cm x  119.4cm)

 

집필자 : 이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