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와유고(弦窩遺稿) - 고광선 저(개항기 유학자)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생존한 학자 고광선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962년에 16궝 8책으로 간행한 시문집이다. 1962년 박하형(朴夏炯) 등 문인들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송재직(宋在直)의 서문, 권말에 박하형의 발문이 있다.
[도서내용]
권1에 시 165수, 권2·3에 서(書) 442편, 권4에 잡저 107편, 권5에 서(序) 99편, 권6·7에 기(記) 283편, 권8에 발(跋) 37편, 명(銘) 4편, 찬(贊) 5편, 사(辭) 5편, 혼서(婚書) 1편, 상량문 22편, 축문 11편, 제문 6편, 권9에 비(碑) 57편, 권10·11에 묘갈명 109편, 권12에 묘지명 5편, 묘표 52편, 권13∼15에 행장 103편, 권16에 실적(實蹟) 26편, 전(傳) 14편, 부록으로 언행록(言行錄)·가장(家狀)·행장·묘갈명·묘지명 각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詩는 증시(贈詩)와 차운(次韻)한 것이 대다수이다. 성리설에 대한 견해를 표현한 것과 언행을 경계하는 교훈적인 시도 있다. 「차길시은성돈십영(次吉市隱聖敦十詠)」은 효(孝)·우(友)·목(睦)·노인(老人)·상(喪)·장(葬)·기구(飢口) 등 10수로 구성된 시로서, 길성돈의 우애와 청렴한 행위를 칭송하며 교훈으로 삼도록 권면한 것이다.
「무송정가인(撫松亭歌引)」은 이적(夷狄)의 침입으로 세상의 도가 피폐해졌다는 중국의 고사에 빗대어, 일본의 침략과 그로 인한 유교적 기풍이 상실되고 있음을 개탄한 것이다. 그밖에 「여우과죽림사(與友過竹林寺)」 등의 기행시도 여러 수 있다.
서(書)의 「상노사기선생(上蘆沙奇先生)」은 스승인 기정진(奇正鎭)에게 보낸 편지로, 학문적 성취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도를 바라는 글이다. 「상면암최선생(上勉菴崔先生)」은 1905년경 최익현(崔益鉉)에게 보낸 서신으로, 그의 학덕과 언행을 기리고 자신도 그와 뜻을 같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답노순오(答盧順五)」에서는 성리설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는데, “『심경(心經)』의 「심학도(心學圖)」에는 본심(本心)이 왼쪽에 있고 양심(良心)은 오른쪽에 있다고 하는데, 양심은 곧 본심이므로 두 마음을 나누는 것은 반드시 정(靜)과 동(動)을 생각하기 때문이고, 같이 두는 것은 모두 하나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답이선경(答李宣景)」이나 「답하치구(答河致九)」 등에서도 경서나 사서(史書)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엿볼 수 있다. 잡저도 서신이 대부분으로, 주로 자신의 제자나 친구에게 언행을 바르게 할 것을 바라는 교훈적 내용의 글이 많다.
서(序)는 문집과 계안(契案)의 서가 많다. 그 가운데 「소의계서(昭義契序)」는 기정진의 고제자인 나도규(羅燾圭)가 죽은 뒤 동문과 제자가 그의 학행을 사모해 만든 계에 부친 글로서, 유가의 도리를 널리 밝히자고 하였다.
기·발문·비·묘갈명·행장 등을 통해 호남 유림의 동향을 엿볼 수 있고, 한말 기정진 문하생의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한계를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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