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美 일방 주의적 대북정책 바꿔야"(종합)
"한미동맹 중요하지만 한국 운명 결정에 악영향 미쳐선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이재정(李在禎)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5일 "부시 행정부는 일방주의적 대북정책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린 `민주 평통 2006 영어권 차세대포럼'에 강사로 나서 "미국은 과거 공산주의 베트남을 변화시켰던 것과 같은 진지한 협상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가끔은 미국이 왜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주저하는지 의문이 생긴다"면서 "다자간 협상도 중요하지만 세부 안에 대해서는 되도록 많은 양자협상을 통한 신중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 내정된 뒤 언론접촉을 피해왔지만 이날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강연을 하기가 꺼려지지만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자격으로 하겠다."며 강연에 임했다.
이 내정자는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모든 참여국들이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기만 하면 해결할 수 있다"면서 각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부시 정부는 북한의 체제붕괴를 유도하는 정책을 포기해야 하며 북한은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과거 클린턴 정부처럼 유화적 자세를 보일 지는 미지수이므로 앞으로 2년을 은둔하면서 보내기보다는 대타협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내정자는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소신을 털어놓았다.
그는 "한미동맹은 아주 중요하고 미래에도 유지돼야 하지만 한국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포스트 냉전 시대에 맞는, 변화된 한미관계가 냉전시대의 한미동맹을 대체하는 것을 받아들여야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서로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도 불편하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내정자는 하지만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는 틀로서의 한미공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이 점에 초점을 맞추면 한미는 20세기에서와 마찬가지로 21세기에도 건설적인 동맹관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북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장년층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영어로 진행됐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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