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로 망가진 朴정부의 경제…이게 창조경제였나?
[머니투데이] 8면 7단| 기사입력 2016-11-21 06:30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소프트 랜딩] 집권 4년간 경제지표 모두 악화…실패한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마치 거대한 쓰나미처럼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국정은 이미 마비된 상태이며, 가뜩이나 침체된 우리 경제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특히 20일 검찰은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일괄 기소하면서 이들 세 사람의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제 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게다가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매주 100만에 달하는 시민들이 광화문과 전국 곳곳에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등 범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박근혜 정부는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것이나 다름없다.
본래 한 정부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평가는 임기를 다한 후에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미 식물 대통령이 돼버린 이상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경제적 평가를 이 시점에 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먼저 대표적 경제지표인 경제성장률부터 보자. 이전 이명박(MB) 정부 기간(2008~2012년)에는 금융위기가 있었음에도 성장률이 평균 3.2%에 달했으나, 박근혜 정부(2013~2016년, 2016년은 한은 전망치) 들어선 2.9%로 떨어졌다.
분기별 성장률(전기대비)은 2016년 3분기까지 15개 분기 동안 평균 0.7%에 불과하며, 3개 분기를 제외하곤 모두 0%대에 머물렀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우리 산업의 핵심 동력인 수출 실적을 보면 상황은 더 암울하다. MB 정부 5년 동안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9.1%에 달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선 2016년 10월 현재까지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2.9%로 뒷걸음질쳤다.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1958년 이후 60여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초유의 일이다. 국가부채 역시 박근혜 정부 들어 크게 증가했다.
우리 국가부채(D1)는 지난 MB 정부 이전인 2007년 299조원에서 2012년 443조원으로 5년간 144조원 증가한 데 반해, 이번 정부에서는 2012년 443조원에서 2016년 645조원으로 4년 만에 무려 202조원이나 증가했다.
또 이로 인해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도 지난 정부 말 32.2%에서 2016년 현재 40.1%로 급속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민 한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국가부채 규모도 지난 MB 정부 5년 차에는 1인당 886만원이었으나, 2016년에는 127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실질적인 국가부채인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부채까지 포함하면 국민 1인당 국가부채는 2000만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채는 어떤가? 지난 정부 이전인 2007년 가계부채 규모는 665조원에서 2012년 964조원으로 5년간 299조원 증가했다.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는 2012년 964조원에서 2015년 1203조원으로 3년간 239조원 증가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가계부채 규모가 1330조원에 이른다 하니,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는 366조원이나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국가와 국민의 부채는 천문학적으로 늘었지만, 정작 국민의 살림살이는 오히려 퍽퍽해졌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MB 정부 말 전국 평균 집값은 2억5736만원이었다.
그러나 2016년 현재 집값은 3억446만원으로 지난 4년간 4709만원이나 올랐다.
서울 지역의 경우 동기간에 5098만원 올랐고, 서울 지역 아파트는 8034만원이나 올랐다.
전세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2년 말 1억 4156만원이었던 전국 평균 전셋값은 2016년 10월 현재 2억 639만원으로 6483만원이나 올랐다.
서울 지역 평균 전셋값은 동기간 2억 3414만원에서 2016년 현재 3억3747만원으로 1억 332만원 올랐고, 서울 지역 아파트는 2억 7043만원에서 4억 1712만원으로 1억4670만원이나 올랐다.
이렇게 집값과 전셋값이 오른 것은 박근혜 정부 들어 분양가 상한제 및 재건축 등 각종 규제를 폐지하고 LTI, DTV 등 대출 규제까지 완화하면서 '빚내서 집사라'는 부동산 정책 때문이다.
결국 실수요자들은 갑작스럽게 오른 집값에 부채가 늘어나고, 이를 버티지 못한 가구는 서울에서 경기도로 대량 이주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집값과 전셋값은 이렇듯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일반 근로자들의 임금은 거의 제자리다. 통계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임금은 2012년 평균 299만원에서 2015년 330만 원으로 겨우 31만원 올랐다.
연봉으로 따지면 고작 372만원에 불과하다. 집값은 매년 수천만원씩 오르는데 임금은 쥐꼬리만큼 오르니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서민들의 삶은 힘들기만 하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라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MB 정부 5년차인 2012년 평균 실업률은 3.2%였으나 2016년엔 3.8%로 높아졌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2012년 7.5%에서 2016년 10.1%로 크게 높아졌고, 올해 2월에는 12.5%까지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이 체감하는 실업률(아르바이트생, 비정규직 입사시험 준비생, 비자발적 비정규직, 그냥 쉬는 청년 포함)은 지난해 기준으로 무려 34.2%, 체감 실업자는 179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구직을 원하는 청년들의 한숨과 절망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렇게 경제지표가 바닥 수준이니 정부는 발등에 불 끄듯 4년 동안 3번의 추경 예산과 1번의 재정 보강을 통해 무려 134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부었다. 즉 낙제수준이나 다름없는 지난 4년의 경제지표들조차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서 간신히 만들어 낸 결과라는 것이다.
이러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는 최근 드러난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사태와 결코 무관할 수 없다.
안 그래도 힘겨운 대내외 경제 상황에서 비선 실세인 최순실과 그 일당이 창조경제 사업을 비롯한 각종 경제정책을 관장해 왔음이 밝혀졌고 박 대통령도 공범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들은 대통령의 권위를 등에 입고 마치 조폭처럼 부당하게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착취해왔으며, 글로벌 경쟁에 힘써야 할 대기업은 최순실의 비위를 맞추느라 공을 들여야 했다. 나아가 국민 경제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국가 예산까지 최순실 일당이 제 입맛대로 마구 주물러왔으니 지난 4년간 이 나라 경제가 어찌 온전히 돌아갈 수 있었으랴.
그동안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국민행복시대'를 경제정책의 기치로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4년을 돌아볼 때 박근혜 정부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고, 온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분노한다. "이게 창조경제고, 이게 국민행복시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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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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