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한구, 왜 무리수를 두었을까? - 칼럼
공병호 경영연구소 www.gong.co.kr l 2016.03.24. 19:04
어제 국내의 한 대표 기업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뭐든 배우고 싶고 궁금해 하는 제가 쉬는 시간에도 그냥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고위직까지 올라간 한 임원 분에게 공손히 물어 보았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겁니까?
대개 그 자리에 올라가신 분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까?
그게 어렵다면 개인적 체험을 좀 들려주세요...”
[1]
제 물음이 하도 진지하였는지 그 분이 똑바로 자세를 세운 다음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공 박사님, 제가 똑똑하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그런데 그 분은 눈매를 포함해서 아주 매섭게 생겼습니다. 정말 똑똑하게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의사결정을 내릴 때 빠르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합리적으로 내릴 수 있습니까?”
그것 간단합니다.
“사(私)가 끼면 의사결정 전체가 뒤틀리게 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항상 사적인 것이 끼지 않도록 노력했고 그것이 나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꾸 사적(私的)인 이익(利益)이나 감정(感情)을 개입시키게 되고 자리가 올라갈수록 더 그렇게 하거든요. 그렇게 해서 재능이 있지만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하는 선배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요즘 세상사와 관련해서 완장을 벗자마자 평생 동안 들어야 할 욕을 단 며칠 사이에 듣게 되는 한 분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오명을 뒤집어 써야 할지 궁금합니다.
[2]
오늘 페이스 북의 댓글에 이해성이란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번 공천에서 대통령이 신뢰와 리더십을 잃었다는 게 큰 손실입니다.
총선 끝나고 바로 레임덕 올 걸로 예상됩니다.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퇴임하는 대통령위해 충성하지 않을 것입니다.”
“리더십에서 합리적 부분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리더는 반대를 위한 반대인지 문제해결을 위한 반대인지 판단 잘해야 합니다.
정확한 판단력이 통찰력이라 생각합니다. 진박이라고 당선된 많은 의원들이 선거후 미래권력에 충성하기 위해 대통령 의중을 벗어 날거라 예상됩니다.”
[3]
이 모든 것들이 사적인 감정이나 사적인 이익이 끼어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어려움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명정대(公明正大)함’ ‘정정당당(正正堂堂)함’과 같은 표현들을 선현들이 무척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한 두 사람은 속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래 속일 수는 없습니다.
요즘에는 속임수가 거의 실시간으로 밝혀질 수밖에 없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절대로 비열한 수나 꼼수를 두지 않아야 합니다. 꼼수가 드러나는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막 완장(腕章)을 벗으려는 찰나에 여당의 배심원단이 “이한구, 비민주적독선공천 책임져라”고 비난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이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새누리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이왕재 단장과 이정기 이갑산 부단장의 3월 24일 성명서입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공천 작태를 규탄한다.
지난 3월 22일 오후 5시에 소집된 국민공천 배심원단은 45명의 비례대표 공천자에 대한 아무런 심사자료 없이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 하나 만으로 심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공관위는 배심원들이 비례대표 명단을 검토하기도 전에 공천자 명단을 언론에 발표했다.
배심원단은 결정된 사안에 손이나 드는 거수기가 아니다.
공관위원장이 이런 비민주적 저차로 배심원들을 모욕하는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배심원단의 재의요청이 23일 최고위는 재의를 의결했지만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배심원단이나 최고위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후 순번이 되어 사퇴한 공천자 자리에 명색을 갖추기 위해 재외동포, 당직자를 끼워 넣어 재의에 응했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은 누구를 위한 공천인가?
국민도 당직자도 배심원도 안중에 없는 독선적 사천인가?”
-출처: “여배심원단, ‘이한구, 비민주적 독선공천 책임져야’,
<이데일리>, 2016.6.24.
[4]
선거가 끝나고 나면 옛날 옛적에 유신헌법의 작성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던 지식인들과 같은 대접을 이한구 위원장이 받을 것으로 봅니다. 그들은 평생 동안 주홍글씨를 이고 지고 살았습니다.
자식들에게도 누를 끼치고 말았지요.
“너희 할아버지가 유신 헌법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단다...”
사람이 단 한 번의 결정적 실수로 영원히 무대에서 퇴장당하고 마는 수모와 아울러 모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고 남은 생을 살아야 할 수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큰 권력을 갖거나 명예를 갖게 되면 정말 살얼음판을 걷듯이 살아야 합니다.
완장을 벗자마자 벌떼처럼 비합리와 무리수들이 드러나게 되지요.
그래서 어떻게든 정도(正道)를 걸어야 합니다.
정도(正道)와 진실(眞實) 만큼 자신을 영원히 보호해줄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철학이 뚜렷히 서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거나 인생을 살 때 ‘해야 하는 일’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잣대와 힘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 저기 붙어서 살다보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가 체질화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도 알게 모르게 평생 살아온 방법이나 태도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맙니다.
정말 이번 일에서도 개인적으로 크게 배우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출처>공병호 경영연구소 l 글쓴이 : 공병호 훈륭한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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