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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명인초상대감』펴낸 이강철씨

야촌(1) 2016. 3. 8. 01:47

『한국명인초상대감』펴낸|이강철씨

 

중앙일보] 입력 1973.02.13 00:00 | 종합 4면 지면보기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군사박물관의 기틀을 잡아 놓은 이강철 육사박물관장이 방대한『한국명인초상대감』을 발간하게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역 육군 중령인 이 관장은 지난 12년 간 육사 박물관을 맡아 역사적 유물을 모아들이고 특히 화기를 중심으로 조선 군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

 

12년 만에 육사박물관장 직 떠나는 기념/왕·학자·승려 등 백96명의 진본만 모아

그런데 오는 봄 군복을 벗고 이 자리를 떠나게 됨에 따라 그동안 곁들여 수집했던 초상화 자료를 그냥 사장시키기 아까와 퇴역 기념으로 출판하게 됐다고 한다.

 

『군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뜻하지 않게 초상화 집을 낸다는 것은 확실히 외도이지만 기왕에 애써 얻은 귀한 것이기에 내친김에 손대어 봤는데 역시 어려운 일이더군요.』

 

1968년 일본 천리대소장의 숙종하사품인 한국역대인물 초상화 집『서영화상첩』을 복사, 촬영해온 그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한 권 초상화집도 제대로 엮어내지 못한 까닭을 이번에 비로소 체험을 통해 알았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는 선조들 초상화나 혹은 관계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해 놓은 곳이 없는 채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더러는 외국으로 유출돼 버렸다. 요즘에도 우리나라의 세필 초상화라면 외국인들이 무조건 사가는 실정. 이런 상황에서 이 관장이 이번 초상대감에 수록한 역사의 인물은 국왕·정치가·유학자·승려에 걸쳐 1백96명. 뒷날에 상상으로 그린 것은 일체 포함시키지 않고 모두 신본만을 실었다.

 

제왕 것으로는 전주 경기 전 소장 모본인 이태조 어진과 창덕궁 소장 영조의 어진이 현존할 뿐이고, 신라의 인물로는 최치원, 고려조로는 최유선·안향·이제현·이색·정몽주인데 그중 안향과 이제현의 영정은 국보로서 지정돼 있다.

 

이들 초상화 중에는 국립박물관 소장의 3여 점을 비롯하여 고대·이대 혹은 개인 소장의 것도 있으나 60%에 해당하는 1백18점이 천리대 소장의 상반신 초상화첩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초상화 집보다도 더 큰 그의 집념은 정년퇴직 하는 마당이지만 이 박물관을 알차게 키우는데 관한 일이다.

 

이 분야에선 딴 기념관조차 하나 없는 유 일의 특수박물관이고 또 그동안 예산한푼 없이 역사유물 4백여 점, 현대무기 1천5백 점을 수집해 놓은 그의 분신 같은 것들인데 이것을 기초로 해서 군사관계 종합박물관으로 확대시킴으로써 그 기틀을 잘 잡아놓아야겠다는 일념이다. 

 

이 관계는 학문적으로 전혀 미개발분야이고 연구인도 없으며 또 군에서도 전혀 관심밖에 있는 형편. 그럴수록 그는 보람과 사명감을 절감한다고 토로한다. <이종석 기자>

 

[출처: 중앙일보] 『한국명인초상대감』펴낸|이강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