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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 배미애

야촌(1) 2015. 10. 18. 22:37

hayanwin 2011.02.23 04:35

2월-배미애

 

비가 내린다

두눈을 호수처럼 열고,봄을 꿈꾸는

2월의 물 같은 허리를 적시며...

그 비소리에

언덕 같은 꽃과 숲을 잃고

몸의 한잎까지 슬픔으로 여위어가다

생의 여린 옷깃을 놓고

말라붙은 길에

연두색으로 머리 풀린 봄이

새싻처럼 환히 웃으며 걸어왔으면.

비가 내린다

춘삼월처럼 상기된 쓸쓸함이

마당에 머리를 기대고 잠든

내 마음의 뜰에...

그 비소리에

손톱으로 마른 벽을 긁으며

염치없이 자라나는 그리움의 불에

폐가 흔들리도록 허덕이다

못내,말라붙은 가슴에

그리움을 몰라,눈물을 모르는,꽃들이

하늘이 풀리도록 피어났으면....

 

 

 

 

멀리 부산에서 이번 행사를 위해 올라온 배미애 시인(닉네임: hayanwin)축시 낭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