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근현대 인물

황현(黃玹)

야촌(1) 2013. 12. 1. 23:23

■ 황현(黃玹)

 

↑석지 채용신이 그린 매천 황현의 초상화. 매천은 체구가 작고 병이 잦았지만 기상은 날래고 굳세어 가을매가 꼿

    꼿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독립운동가박은식은 매천에 대해 “문장과 기개가 사림 가운데 으뜸”이라고 평가했다.

    <동아 닷컴>

 

1855(철종 6)∼1910. 조선 말기의 순국지사·시인·문장가. 본관은 장수(長水). 자는 운경(雲卿), 호는 매천(梅泉). 전라남도 광양 출신. 시묵(時默)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청년시절에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에 와서 문명이 높던 강위(姜瑋)·이건창(李建昌)· 김택영(金澤榮) 등과 깊이 교유하였다.

 

1883년(고종 20) 보거과(保擧科)에 응시했을 때 그가 초시 초장에서 첫째로 뽑혔으나 시험관이 시골 출신이라는 이유로 둘째로 내려 놓았다. 조정의 부패를 절감한 그는 회시(會試)·전시(殿試)에 응시하지 않고 관계에 뜻을 잃고 귀향하였다.

 

1888년 아버지의 명을 어기지 못해 생원회시(生員會試)에 응시해 장원으로 합격하였다.

당시 나라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을 겪은 뒤 청국의 적극적인 간섭정책 아래에서 수구파 정권의 부정부패가 극심했으므로 부패한 관료계와 결별을 선언, 다시 귀향하였다.

 

구례에서 작은 서재를 마련해 3,000여 권의 서책을 쌓아 놓고 독서와 함께 시문(詩文) 짓기와 역사 연구·경세학 공부에 열중하였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 갑오경장, 청일전쟁이 연이어 일어나자 급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후손들에게 남겨주기 위해 『매천야록(梅泉野錄)』·『오하기문(梧下記聞)』을 지어 경험하거나 견문한 바를 기록해 놓았다.

 

1905년 11월 일제가 을사조약을 강제체결하자 통분을 금하지 못하고, 당시 중국에 있는 김택영과 함께 국권회복운동을 하기 위해 망명을 시도하다가 실패하였다.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다량의 아편을 먹고 자결하였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저서로는 『매천집(梅泉集)』· 『매천시집(梅泉詩集)』· 『매천야록(梅泉野錄)』· 『오하기문(梧下紀聞)』·『동비기략(東匪紀略)』 등이 있다.

------------------------------------------------------------------------------------------------------------------------------------

 

순국지사 매천 황현(殉國志士 梅泉 黃玹) 절명시(絶命詩)

 

1910년 황현(黃玹)이 지은 절명시(絶命詩)이다. 김택영(金澤榮)이 편한 ≪매천집 梅泉集≫(7권, 1911, 상해) 권5에 수록되어 전한다. 절명시(絶命詩)는 작자 황현(黃玹)이 경술국치(庚戌 國恥日 1910年 8月 29日)를 당하여 8월 7일(음력) 더덕술에 아편을 타 마시고 자결하면서 남겼다는 한시. 칠언절구 4수이다.

 

절명시(絶命詩)1

亂離袞到白頭年 幾合捐生却末然

난리곤도백두년 기합연생각말연

 

今日眞成無可奈 輝輝風燭照蒼天

금일진성무가내 휘휘풍촉조창천

 

난리를 겪다 보니 백두년(白頭年)이 되었구나.

몇 번이고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도다.

오늘날 참으로 어찌할 수 없고 보니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천(蒼天)에 비치도다.

 

절명시(絶命詩)2

妖氣掩翳帝星移 九闕沉沉晝漏遲

요기엄예제성이 구궐침침주루지

 

詔勅從今無復有 琳琅一紙淚千絲

조칙종금무복유 림랑일지루천사

 

요망한 기운이 가려서 제성(帝星)이 옮겨지니

구궐(九闕)은 침침하여 주루(晝漏)가 더디구나.

이제부터 조칙을 받을 길이 없으니

구슬 같은 눈물이 주룩주룩 조칙에 얽히는구나.

 

절명시(絶命詩)3

鳥獸哀鳴海岳嚬 槿花世界已沈淪

조수애명해악빈 근화세계이심륜

 

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추등엄권회천고 난작인간식자인

 

새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네.

무궁화 온 세상이 이젠 망해 비렸어라.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

인간 세상에 글 아는 사람 노릇하기 어렵기만 하구나.

 

절명시(絶命詩)4

曾無支厦半椽功 只是成仁不是忠

증무지하반연공 지시성인불시충

 

止竟僅能追尹殺 當時愧不躡陳東

지경근능추윤살 당시괴불섭진동

 

일찍이 나라를 지탱할 조그마한 공도 없었으니

단지 인(仁)을 이룰 뿐이요, 충(忠)은 아닌 것이로다.

겨우 능히 윤곡(尹穀)을 따르는 데 그칠 뿐이요,

당시의 진동(陣東)을 밟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구나.

 

또 다른 시

血竹(혈죽)-黃玹(황현)

 

竹根於空不根土 認是忠義根天故

죽근어공불근토 인시충의근천고

 

山河改色夷虜瞠 聖人聞之淚如雨

산하개색이로당 성인문지루여우

 

四叢九幹綠參差 三十三葉何猗猗

사총구간록삼차 삼십삼엽하의의

 

衣香未沫刀不銹 怳復重見含刃時

의향미말도불수 황복중견함인시

 

刎頸報國古多有 亦有烈烈如公否

문경보국고다유 역유열렬여공부

 

全身義憤刺不痛 一連三割如鉅杇

전신의분자불통 일연삼할여거오

 

精靈所化現再來 驚天動地何奇哉

정령소화현재래 경천동지하기재

 

晝哭聲斷素屛捲 蛛絲旖旎塵爲苔

주곡성단소병권 주사의니진위태

 

靑蔥扶疎森似束 百回拂眼看是竹

청총부소삼사속 백회불안간시죽

 

殘春窅?解錦繃 一氣凄凜搖寒玉

잔춘요?해금붕 일기처름요한옥

 

分明碧血噴未乾 點點灑作靑琅玕

분명벽혈분미건 점점쇄작청랑간

 

爲厲殺賊帳睢陽 復生剿胡文文山

위려살적장휴양 복생초호문문산

 

空然化竹不濟事 此恨空留天地間

공연화죽불제사 차한공류천지간

 

대나무가 흙 아닌 공중에 뿌리 내렸네

이 충정 이 의리를 알아, 하늘에 내린 것이네

 

산도 물도 놀라고 오랑캐도 놀랐네

임금님도 소식 듣고 흐르는 눈물 비 오듯 했다네

 

네 떨기 아홉 줄기 푸른 잎이 들죽날죽

서른 셋 댓잎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향기는 사라지지 않고 칼은 녹슬지 않았네

칼날 입에 물고 있을 때를 멍하니 다시 보는 듯

 

목 찔러 보국하는 일 옛날에도 있었지만

그 열렬함이 공 같은 이 또 있을까

 

의분에 끓는 몸이라 찔러도 아프지 않아

연달아 세 번, 흙손질하듯 할복하셨네

 

공의 정령 변하여서 대나무로 다시 오심에

천지가 놀람이 어찌 이상할까

 

통곡 소리 그치고, 흰 병풍 걷어내니

거미줄 훨훨 날리고, 먼지가 쌓였구나

 

푸른 잎이 줄기에 붙은 것이 떨기를 이루어

눈 부비며 백번을 다시 보아도 대나무가 분명하다

 

늦은 봄 깊숙한 곳, 비단포대기 같은 죽순 열리어

싸늘한 한 기운, 차가운 대나무 흔들어보네

 

분명한 푸른 피, 치솟아 마르지 않고

점점이 뿌려져서, 대나무로 되었구다

 

죽어서도 칼 갈아, 적 죽이는 장휴양이 되고

다시 살아, 오랑캐 치는 문문상이 되시옵소서

 

공연히 대나무 되어 일을 성사 못하시면

이 원한 천지간에 헛되이 남으리라

 

 

忠孝里哀金將軍(충효리에서 김장군을 애도하다충효리애김장군)-黃玹(황현)

 

石底將軍萬人敵 馬上銅鞭響霹靂

석저장군만인적 마상동편향벽력

 

縛虎叫買如弄猿 漆齒相顧無人色

박호규매여롱원 칠치상고무인색

 

望風捲甲不嬰前 韜我神鋩銹花碧

망풍권갑불영전 도아신망수화벽

 

滅此朝食諒非難 數奇終未一遇敵

멸차조식량비난 수기종미일우적

 

名高只是成具錦 義重何曾咎金革

명고지시성구금 의중하증구금혁

 

獄吏甘心莫須有 聖主拊髀終可惜

옥리감심막수유 성주부비종가석

 

瑞石一摧天柱峯 千秋惟見愁雲積

서석일최천주봉 천추유견수운적

 

龍江如練白魚肥 盍把漁竿早混跡

용강여련백어비 합파어간조혼적

 

돌 아래에서 장군은 만인과 대적하고

말 위에서는 구리 채찍이 벽력처럼 울리네.

 

원숭이를 놀리는 것 같이 묶어 놓고 사라고 외치니

검은 이빨 서로 보니 사람의 기색하나 없네.

 

바람소리 듣고 갑옷 걷고 앞을 가리지 않아

나를 숨기면 칼끝의 녹물이 푸르다

 

멸하고 아침 먹어도 어렵지 않고

운수가 기구하여 적도 못 만났다네.

 

이름이 높았으나 이것으로 모함 받으니

의리가 중하니 어찌 무기를 탓하랴

 

감옥의 관리 마음 달래기에 기다리지 않고

임금의 다리 만져 끝내 애석하도다.

 

서석에서 한번 꺾은 것 천주봉이고.

오랫동안 오직 근심 어린 구름 쌓인 것만 보았네.

 

용강은 비단처럼 흰 고기 살쪄 있어

어찌 낚싯대잡고 일직이 세속 사람 없었던가.

 

 

▲한묵림서국 간행『매천집』과 한국고전번역원 간행 번역서.

'■ 인물 > 근현대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중근(安重根)  (0) 2014.08.16
권동하(權東河)  (0) 2014.07.26
오화영(吳華英) - 독립운동가  (0) 2013.10.29
유일한(柳一韓)  (0) 2013.08.25
독립유공자 명단  (0) 2013.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