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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당착에 걸린 박근혜, 용퇴가 답이다./김상일(전 한신대 교수)
기사입력: 2013/06/27 [17:00] 최종편집: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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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말에 자기가 걸려드는 것을 두고 ‘자가당착(自家撞着)’이라고 한다. 우리 국민들은 부정부패한 정치인들에 대하여서는 관용하는 것은 있어도 자가당착에 걸린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의외로 매우 매정하다.
이회창의 ‘법대로’란 자기 말에 자기 아들이 걸려들면서 자가당착에 걸린 것을 잊은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김영삼의 ‘성역 없는 수사’에 자기측근과 자기 아들이 걸려든 것을 잊은 국민은 아직 없을 것이다.
노무현은 스스로 ‘깨끗한 정부’앞에 자가당착에 걸려 자기 스스로 몸을 던져 버렸다. 일본 정치인들은 자가당착에 걸리면 거의 자결로 끝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더 뻔뻔스러워지는 게 특징이다.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자가당착 앞에 원칙주의자 박근혜 대통령만은 예외일 것을 믿었다. 그러나 그녀의 뻔뻔함 앞에 절망하여 이글을 쓴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정부의 이름을 자기들의 이름을 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명박산성’이란 자기 당착에 걸려 역사가 길이길이 이명박 정부의 자가당착을 기록할 것이다.
박근혜는 자기 아버지로부터 대통령 학습을 단단히 하여 자가당착에 걸리지 않을 대통령으로 기대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표를 던졌다. 그러나 지금 취임 4개월도 채 안 된 지금 현재 박근혜는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자가당착에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자가당착은 블랙홀과 같아서 정치인들의 정치생명을 앗아가는 마굴과 같은 위력을 가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신뢰프로세스’로 자기 정부의 브랜드로 삼았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한 번 재대로 써 먹지도 못하고 자가당착에 걸리고 말았다. 자기 정부의 간판에 걸맞지 않게 가장 신뢰 없는 짓만 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판문점회담에서도 그것도 신뢰를 쌓는 회담이어야 하는 데 회담 대표를 누구로 할 것인가의 사소한 문제로 회담자체를 파기하고 말았다.
오래참고 오래 기다리고 오래 믿어주는 과정 없이 신뢰구축은 불가능한 법이다.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가 신뢰란 말을 사용했을 때에 정말 그녀를 신뢰했었다. 그러나 지난 번 회담 결렬을 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의 잘 못이 있었더라도 자기의 브랜드가 신뢰라면 그럴 수는 없었다고 본다. 차라리 신뢰란 말을 내 걸지 않았으면 몰라도 말이다. ‘신뢰’라는 브랜드는 법대로나 성역 없는 수사와는 비교자체가 안 될 정도로 원초적인 가치이다.
여간 서로 잘 못을 해도 서로 간에 신뢰만 있으면 쉽게 관계가 원상회복 된다. 그러나 신뢰를 잃어버리면 관계 자체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법이다. 그래서 아예 지키지 못할 바에는 이 말 자체를 내걸지를 말았어야 할 것이다. 지키지도 못할 말을 걸어 놓고 지키지 못했으니 자가당착에 걸렸다고 하는 것이다.
드디어 박근혜정부의 ‘신뢰’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폭탄이 터지고 말았다. 노무현 정부 때에 있었던 남북 정상 간의 대화록을 공개한 사건은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모든 신뢰를 폭락시키고 말았다. 어느 국가 정상들이 박근혜 정부를 신뢰하고 정상회담장에 나올 것이며, 대화록 공개를 두려워 할 진데 어떻게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인가.
민족의 장래가 걸린 중차대한 남북정상회담은 앞으로 5년간 기대조차 할 수 없을 것이란 절망감이 엄습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기가 막힌다. 도대체 20년간 아버지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학 견습을 한 준비된 대통령이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했을까. ‘신뢰프로세스’란 말, 누가 써 준 것 그냥 뇌까리다 이렇게 되어 버렸나. 아니면 작심을 하고 이러는가?
박근혜를 이렇게 자가당착에 몰고 간 배후에는 이명박이 있었다고 본다. NLL대화록 공개는 박근혜 게임의 지금 다급한 심사를 그대로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다. 즉, 국정원이 지난 번 대선 개입을 누구보다 소상히 알고 있을 주인공은 이명박이고 박근혜이다.
우리는 지난 대선 3개월 전에 이와 박의 회동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문제의 관건은 거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곳 미국 엘에이에서 발행되는 선데이 저널은 이미 작년 12월부터 이와 박의 회동에 주시하는 글을 실었다.
즉, 2012년 12월 13일 이와 박의 회동에서 조직적인 국정원 대선개입이 논의 되었을 기사를 실었었다. 2013년 6월 16일자 이 번 주 신문에서는 그 때의 예측이 지금 와서 적중했다고 보도하면서 만약에 그 때에 지금과 같이 진실이 밝혀졌다면 선거 판도는 뒤집히고 말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는 지금 자기는 국정원 대선 개입 자체를 몰랐다고 잡아떼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댓글녀(국정원 여직원)를 내놓고 비호내지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박근혜의 발언은 모두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들어났다. 국정원 대선 개입이 이렇게 명명백백해 졌는데도 그녀는 지금 이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다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난 대선 기간 동안에는 어떻게 알고 댓글녀의 인권 운운하고 그녀를 비호하는 발언을 확신에 차서 했는가. 앞뒤가 안 맞는 자가당착적인 발언들을 생각도 없이 지금 하고 있다. 그리고 내놓은 카드란 같은 국정원을 동원해서 남북정상회단 NLL대화록이다.
이 카드는 지금 박근혜의 다급한 마음 그 자체라고 보면 틀림없다. 그녀가 저질러 놓은 죄과에 대한 죄책감의 발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다는 말 있지 않나. 지금 이런 국정원 카드를 두고 야권은 ‘물타기’란 구태의연한 말만 구사하고 있다.
물타기가 아니고 지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줄 위에서 떨어질지도 모를 광대와도 같은 것이 박근혜의 현주소이다. 지금 이명박과 박근혜는 국정원의 대선개입의 심각성과 정도를 누구보다 더 많이 그리고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지난 쇠고기 촛불데모 이후 줄 곳 5년 동안 명박산성 뒤에 앉아 한 일이란 정권 재창출 구상뿐이었다. 촛불시위 중 발표한 2008년 6월 19일자 대국민 성명을 다시 꺼내 자세히 읽어 보라. 그 성명문 속에 국정개입이란 암호가 들어 있다.
언론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데모사태가 벌어졌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철저하게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암호가 성명문 속에 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성명문 속에 들어 있는 이런 암호를 읽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이건 완전히 자기 지지보수층 결집을 위한 성명이지 대국민 성명이 아니었다.
그 이후 즉각 최시중을 시켜 착착 언론 장악 수순에 접어들었고 시위대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가했다. 이러한 일련의 행각이 국정원 대선 개입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때 마다 있었던 이명박과 박근혜의 청와대 회동에 촉각을 기우리고 있었어야 했었다. 회동 때 마다 양자 의 최대 화두는 ‘정권재창출’바로 그것이었다.
이 두 사람이 만나 국익과 민족의 장래를 고민했다고 믿을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보 가운데 상 바보일 것이다. 이들은 보수들의 영구 집권이외에 다른 화두는 없다. 박근혜는 그 증상이 더 심할 것이다.
벌써 그녀에게는 국정이란 관심도 없다. 3선 개헌을 해 가면서 영구 집권을 구상하던 자기 아버지의 그것 밖에는 머리에 든 것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권영희란 말단 여순경의 폭로가 아니었다면 국정원 대선 개입의 진실은 영원히 땅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야권은 지난 대선 때에 문재인-안철수 단일화에 몰두하느라 이명박과 박근혜의 이 음모에 관심 둘 여유조차 없었다. 지금 와서도 물타기 운운하면서 진부한 용어 구사를 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물타기를 하는 것은 문재인과 민주당 자신이다.
저 문재인의 바보짓을 보라. 지난 번 대선 때 그가 특전사 모자 쓰고 나올 때부터 그의 그릇은 다 들통 나고 말았다. 특전사 군복 입고 나올 때와 같이 문재인 자신은 지금 국정원 발표에 물타기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문재인은 국정원이 만들어 놓은 NLL대화록이란 물 쓸매 틀 위에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이 순간 문재인은 결기 있는 태도를 보일 때인데 물타기 놀이를 하고 있다.
그래서 국정원 대선개입은 뒷전으로 밀리고 문재인과 민주당의 대응 방식 때문에 지금 대화록 공개가 언론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문재인의 물타기 놀이 결과 때문이다.
문재인은 지금 와서 박근혜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럼 선거가 끝나자 말자 추운 겨울에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시위를 했고, 한 시민은 13일간이나 천막 단식 농성을 했는데 도대체 그 때에 문재인은 왜 박근혜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는가.
그리고 민주당이란 야당 군상들을 보라. 혹시라도 역풍을 맞을 새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태도를 보라. 저런 판단력 미숙아들에게 누가 5년 후에 표를 던질 것인가? 그러나 자가당착에 걸린 모든 정치인들은 스스로 패착하고 말았다.
박근혜 에게도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다가 왔다. 앞으로 그녀 앞에는 별 선택할 것이 남아 있지 않다. 5년 내내 국정원 게이트에 사로잡혀 헤어 나오기 힘들 것이다. 지금 전 세계 270여개 언론에서 국정원 게이트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박근혜의 조기 퇴진과 연관 될 지도 모를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지금 대통령이 되어 있다. 이 말은 그녀의 패착은 나라의 불행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의 패착은 대한민국의 그것이기 때문이다. 국가 간의 모든 외교적 신뢰는 다 무너졌고 앞으로 남북 정상 간의 대화와 신뢰 조성은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선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 그리고 박근혜 자신의 패가망신을 피하기 위해서 ‘용퇴하라’. 이것이 정답이다. 지금 촛불은 타오르고 있지만 언제 꺼질지 모른다. 박근혜는 지금 명박 산성 이상의 성을 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 아버지 한태서 배운 짓이란 언론 탄압과 군화발로 짓밟는 잔인성 밖에는 그녀의 얼굴에서 읽을 수 없는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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