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전통예절

시호(諡號)

야촌(1) 2012. 5. 26. 00:30

오주연문장전산고 인사편 1 /이규경 저(李圭景 著)

 

■시호(諡號)

 

시법(諡法)의 시말(始末)에 대한 변증설

 

《백호통(白虎通)》에,

“죽은 이에게 시호(諡號)가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 존비(尊卑)를 구별하고 덕(德)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시(諡)자는 인(引) 자의 뜻으로, 생시(生時)의 행적을 열거하는 것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성덕(成德)에 정진하여 예절을 힘쓰도록 하자는 것이다.

 

천자(天子)가 죽으면 대신이 남쪽 교외에 나아가 천명(天命)을 일컬어 시호를 올리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이는 신하된 도리에 있어 누구나 다 그 임금을 찬양하여 악(惡)을 가리고 선(善)을 드러내려는 의의이다.

그러므로 남쪽 교외에 나아가는 것은 하늘을 속이지 않음을 밝히기 위함이다.

 

시호에 있어 혹은 한 글자로, 혹은 두 글자로 된것은 무슨 까닭인가?

문(文)을 위주한 이는 한 글자로, 질(質)을 위주한 이는 두 글자로 시를 정한다. 그러므로 탕(湯) 임금이 죽은 뒤에 그를 ‘성탕(成湯)’이라 칭한 것은 두 글자로써 정함이다.”하였다.

 

이 설(說)과 같다면, 시호 제도는 은(殷) 나라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다.《예기(禮記)》교특생(郊特牲)에,

“누구에게나 사후(死後)에 시호를 주는 것은 금세(今世)의 변칙이다. 옛날에는 생전에 작(爵), 대부(大夫) 이상을 말함)이 없으면 사후에 시호도 없었다.”하였고, 그 주(注)에,

“옛날이란 은(殷) 나라 이전을 말한다.”

하였다.

 

그런데 안사고(顔師古)는 우(禹)나 탕(湯)을 다 자(字)로 단언하였으니, 이 주는 잘못된 것이다.

《예기》단궁(檀弓)에, “사람이 난 지 8개월에 이름을, 나이 약관(弱冠 20세)에 자(字)를 사용하다가 50세가 되면 백중(伯仲 즉 첫째, 둘째)으로써 구별하고 사후에는 시호를 사용하는 것은 주대(周代)의 제도이다.”하였고 그 주에,“……

 

이는 다 주대의 제도이다 …… 은대(殷代) 이상에는 생시에 사용했던 별호(別號)를 사후에 까지 불렀고 시호가 따로 없었으니, 요(堯)ㆍ순(舜)ㆍ우(禹)ㆍ탕(湯)과 같은 유이다. 그런데 주대에 와서는 사후에 시호를 따로 정했다.”하였다.

 

이 설(說)과 같다면, 교특생의 주는 저절로 잘못된 것이다.《예기》표기(表記)에 공자가,

“선왕(先王)이 시호로 그 명예를 높이되, 그 중에 큰 혜(惠)만을 절취(節取)해서 시를 정하는 것은, 그 명예가 사실보다

지나친 것을 부끄러이 여겨서이다.”하였고, 그 주에,“혜는 선(善) 자의 뜻이다.

 

즉 선행(善行)이 아무리 많아서 열거하기 어렵더라도 그 큰 선행만을 절취하여 그 선행을 온전히 한다.”하였으며,《시법(諡法)》에 보면,  “생시의 행(行)으로써 사후의 시호를 정하는 것이 마치 성(姓)을 받는 자가 길덕(吉德)이 있으면 길성(吉姓)을, 흉덕(凶德)이 있으면 흉성(凶姓)을 받게 되는 것과 같이 엄정(嚴正)하여 일호의 사(私)도 있을 수 없다.”하였다.

 

《주례(周禮)》춘관 하(春官下)에,

“태사(大師)가 대상(大喪 국상(國喪))을 만나면 고몽(瞽矇 악가(樂歌)를 맡은 관명(官名))을 거느려 왕(王)의 행적을 흠(廞)한뒤에 널[匶] 앞에서 시호를 짓는다.”하였고, 그 주에,

 

“흠(廞)은 흥(興)자의 뜻으로 죽은 왕(王)의 행적을 선언하는 것이다. 즉, 왕의 공로를 읊은 시(詩)를 노래하고 생시(生時)의 행적을 열거하여 시호를 짓는 것을 말한다.”하였으며,《주례》춘관 하에,

 

“소상(小喪)을 만나면 태사(太史)가 시호를 전한다.”하였고 그 주에, “소상(小喪)은 경대부(卿大夫)의 상(喪)을 말한다. 경대부의 시호는 임금이 손수 제정, 태사(太史)를 보내어 전하게 하는데, 그날이 되면 소사(小史)가 따라가서 읽어준다.”하였으니, 시호를 주는 제도는 사실 주대(周代)에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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