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표암 통일신라 암각화 발견
경주이씨(慶州李氏)의 근원지(根源地)이며 신라 민주정치제도인 화백제도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경주 표암에서 통일신라시대 불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마애암각화가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라의 화백회의가 열려 신라 건국이 의결된 역사적 장소인 경주시 동천동 표암(瓢巖)에서 명문과 불전, 삼층목탑, 당간, 불 번, 산문 등이 바위 표면에 새겨진 1,269년 전의 마애암각화가 발견됐다.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과장 박홍국)과 표암 화수회(재단 이사장 이상록)는 18일 "표암을 뒤덮고 있던 나무를 제거하던 중 지상에서 5m 높이에 있는 서향(西向) 바위에서 통일신라시대인 743년(경덕왕 2년)에 새겨진 마애 암각화를 최근 발견했다"며 "표암 마애암각화는 통일신라시대의 불교 조각사와 사상사, 사회사, 금석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신라시대 화백회의가 열렸던 경주시 동천동 표암에서 바위 표면에 명문과 불전,
삼층목탑, 당간, 불번, 산문 등이 새겨진 통일신라시대 마애암각화가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 경주위덕대 제공
↑표암 마애암각화는 전체 크기 가로 150㎝, 세로 100㎝로, 높이 2.3m, 가로 2m 바위에 음각(갈아내기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절의 입구인 산문(山門), 당간지주(幢竿支柱), 명문 12자 '天 寶 二 年(?) 月 夫 今(令) 子 上 世 也(?)', 삼층 목탑, 불전(佛殿), 승상(僧像)이 차례로 새겨져 있다.
승상은 높이 24㎝ 어깨 폭 9㎝로 합장한 모습이며, 불전은 기단이 생략된 중층 건물(추정)로 용마루와 치미가 표현돼 있고 건물 내부에 불상이 있다. 불상은 육계가 표현돼 있고 수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합장의 형태이다.
탑은 3층 목탑이며 상륜부에 찰주와 노반, 복발, 보주, 용차 등이 표현돼 있고 옥개부 양쪽에는 풍경이 음각돼 있다. 당간지주에는 기단이 없으며 당간지주 중앙부 양측면을 가로지르는 당간 걸이가 보인다. 당간 끝에 불 번을 걸어 놓았다.
불 번(佛幡)은 우측 아래로 날리는 듯 선각돼 있으며 번(깃발) 꼬리가 보인다. 산문은 당간지주 우측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두 개의 기둥과 지붕을 선각했다.
↑암각화가 발견된 경주 표암.ⓒ위덕대 제공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당간 그림이 새겨져 학술적 가치가 높은 이 암각화는 풍화 마모가 심각해 경주시와 문화재청 등 당국의 보존처리 등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박 관장은 "이번에 발견된 표암 마애암각화는 새겨진 명문 12자 중 연호로 추정되는 '천보 2년(天寶二年)' 글씨가 뚜렷한데 이는 743년을 뜻한다"며 "사찰에서 중요한 행사 때 당간지주에 내걸었던 깃발인 불 번(佛幡)이 국내 최초로 발견돼 국보급 자료로 평가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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