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연내 남북대화 성사 기대한다"
막연한 추측, 막연한 정책이 남북관계 파국으로 이끌었다
연내 남북대화 성사 기대한다.
2011-10-05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10월 4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관용> 오늘이 10월 4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10.4남북공동선언
발표한 지 4주년 되는 날이지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잊고 계십니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셨던 이재정 전 장관, 전
화에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이재정>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많은 분들이 잊고 있습니다. 맞지요?
▷이재정> 예, 잊고 있는 이유가 뭐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6.15와 10.4선언 자체를 정말 폐기하다시피 했기 때문
에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진 셈이지요.10.4 선언 기념을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정관용> 예, 뭐 10.4선언을 기리기 위한 무슨 행사 같은 것 혹시 없으신가요?
▷이재정> 예, 오늘 제가 행사장에 와 있습니다.
▶정관용> 어떤 행사지요?
▷이재정> 오늘 기념식을 했고요,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있어가지고요, 미국에서는 리온 시걸
박사가 오시고, 중국에서 양시위 교수님도 오시고, 여러 분들이 오셔서 한국에 계신, 그 당시 참여했던 백종천 실
장님이나 이런 분들과 함께 10.4선언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학술적으로
논의하는 모임도 있고요, 그리고 오늘 저녁 7시부터는 여기 인천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그걸 기념하는 기념
공연과 축하행사도 이어집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재정> 그런데 참 가슴이 아픕니다. 4년이 되는데...
▶정관용> 그러게 말이지요.
▷이재정> 지금 뭐 한발자국도 나서지 못하고 여기 있으니 정말 참 오히려 죄를 짓는 그런 느낌도 들고요.
▶정관용> 그런데 6.15선언은 뭐 이제 최초의 남북 정상 선언이라고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만, 조금 원칙적이고 추
상적이었다면, 10.4선언에서는 예컨대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공동어로수역, 백두산 관광 이런 등등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지 않을까요?
▷이재정> 그렇지요. 6.15남북공동선언이 우리가 평화통일을 한반도에서 이루어 가야할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
었다고 하면은요, 10.4정상선언은 그 이정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닦아나가기 시작한 거지요.
그래서 이제 그 길에 속해있는 것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합의가 역시 저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관련국 3국 또는 4국의 정상들을 한반도에 불러서 같이 회의를 하고 하는데, 이것을 정말 남북이 같이 협력해서
이뤄내자, 이 합의는 정말 중요한 합의였거든요.
▶정관용> 맞아요.
▷이재정> 그리고 무엇보다 10.4정상선언 3항에 보면 어떻든 남북 간의 일체의 전쟁이나 이런 것들을 다 막고, 어
쨌든 군사적 긴장관계나 충돌을 막아나가고 그것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는 합의가 있었는데.
▶정관용> 불가침이지요.
▷이재정> 그런데 뭐 지금 연평도 포격사건도 일어나고, 5.24조치에 의해서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되고 있고 이
런 상황을 보니까 저는 뭐 정말 너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10.4선언에 그렇게 구체적인 방법, 또 길들이 나와있었습니다만, 구체적인 추가조치
는 하나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이재정> 그렇습니다.10.4 선언 이후 추가조치가 없는 이유는 현정부 강경책 때문.
▶정관용> 그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이재정>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천안함 사건 이후에 정부가 강경정책을 택하면서 5.24조치를 통해가지고 남북관계
를 일체를 중단시키지 않았습니까? 뭐 민간교류협력도 중단시키고 인도적 지원도 거의 다 중단된 상태였었고, 심
지어 뭐 지금은 대북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한다고 정부는 발표해놓고, 그것도 하나 진행이 안 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니까요.
이 원인으로 이야기하자면, 저는 아무튼 이명박 정부가 처음부터 비핵개방 3000이라고 하는 비현실적인 정책을
내걸고 아무튼 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북이 어떻든 뭐 원칙적으로,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일체 대화
를 안 하겠다, 이 정책을 써왔는데, 실제로 이걸 다 막고 보니까 북이 어려운 게 하나도 없단 말씀이에요.
왜냐하면 뒤에 중국이 있고. 중국이 모든 걸 다 뒷받침을 해주고, 더 나아가서 그것 뿐만 아니고 실제로 보시면 아
시지만 우리하고의 무역량이 그동안 상당량이 있었는데, 우리가 중단하고 나니까 이 모든 걸 중국하고 무역을 하
고 있을뿐만 아니라 경수로 개발을 위한 계획을 진행시키겠다고 하고 여기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서 우
라늄 농축을 할 수 있는 원심 분리기 시설을 대폭 강화를 하고, 지금 이것이 미국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우리 정부
가 단절시킨 결과가 이렇게 악화시켜온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막연한 추측, 막연한 정책이 남북관계
파국으로 이끌었다.
▶정관용>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이라는 것을 지금 비판하셨습니다만, 또 한편에서 보면 천안함이 터졌어
요. 그리고 또 금강산관광 같은 경우는 피격 사건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정부로서도 좀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
었던 것아닐까요?
▷이재정> 그러니까 옛날 같았으면 그런 문제들이 다 서로 만나서 협의를 하고 이걸 해결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도
결국 천안함 사태도 우리 정부에서 요구하는 것은 다른게 아니잖아요? 사과해라, 그런 이야기인데, 그게 실제로
사과로 끝날 일입니까?
그 엄청난 사건을 사과로 끝낼 일이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그거야말로 만나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고, 동시에 그
것을 막아나가면서 결국 모든 것을 다 잃었으니까 이렇게 놓고 보면 역시 정책적 문제가 크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역시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것은 역시 북한의 붕괴 또는 김정일 정권의 불
안함, 이런 걸 내다보고 한 것이 아닌가.
그런 막연한 추측과 막연한 정책이 결국 오늘날 이렇게 남북관계를 파탄에 몰아넣고 평화도 깨지고, 경제도 어려
워지고, 이렇게 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제가 여쭤본 것은 그런 비판적 시각에다가 북한도 일부 책임이 있는것 아니냐, 이런 시각은 어
떻게 보세요?
▷이재정> 이제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천안 함 문제만 하더라도 그 진실이 뭐냐는 것이 지금 일부 국민들 속
에서는 틀림없이 북한의 소행이다, 그런 사람도 있고, 그게 그렇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러니
까. 이게 진실, 역사의 진실이라는 것은 언젠가는 밝혀지겠지요. 다만 지금 전제대로, 정부가 전제하는 바대로 만
약 천안함 사태를 북한이 했다고 하면 북이 물론 책임이 있는 거겠지요.
그러나 이 문제만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도 결국 그렇게 합의를 하지 못했고,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지 못하
는 것을 보면 천안 함 때문에 결국 서해에서 몽땅 이렇게 물 속에 잠겨버린 것은 천안함만 잠긴 것이 아니라 우리
외교도 잠겨버렸고, 동시에 우리 남북관계도 다 파탄이 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정관용> 남북관계 전체가 잠겨버렸다?
▷이재정> 예, 이 문제를 어떻게든지 해결하려는 노력이 진지하게 있었어야 옳지 않았느냐, 이런 생각이지요. 연내
남북대화 성사 기대한다.
▶정관용> 최근에 그런데 조금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뭐 신임 통일부장관 류우익 장관이 들어섰고, 홍준표 대표
도 개성공단 갔다왔고. 뭐 조금 변화할 것 같으세요, 어떠세요?
▷이재정> 저는 북이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이 남북대화를 해야 된다, 그런 이야기였었고요,
6자회담 해야 된다는 이야기였었고, 북미관계도 지금 서서히 이야기가 발전되어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미국의, 미국에서도 역시 그런 조짐이 이제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 정부로서도 이런 상황에서 결국 변화
하지않으면 안 되는, 그리고 이걸 완전히 실패로 그냥 끝나버릴 수 없는, 그런 이명박 정부의 자존심도 있지 않겠
습니까? 그래서 시기적으로 본다면 적절한 시기, 연내에 어떤 남북대화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정관용> 조심스런 기대를 해볼 수도 있겠다?
▷이재정> 예, 그렇게 내다봅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재정 전 장관 기대하시는 것처럼 어떤 변화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보도록 하
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재정>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10.4선언 당시에 통일부장관이셨지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연결해서 10.4선언 4주년 의미를 좀 들어
봤습니다. 잠시 뉴스 들으시겠고요., 35분, 3부에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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