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집 제8권 >휴가록(休假錄) - 지은이 : 최립(崔笠)
휴가록(休假錄) : 본래는 희년록(稀年錄)에 속하는 것들인데, 이하의 작품은 아직 관서(關西)에 가기 이전에 지은 것들이다.
■ 주인(主人)인 사상(使相)의 부실(副室) 이씨(李氏)에 대한 만사(輓詞)
대대로 이름 빛낸 집안의 규수 / 奕世名閨秀
경대부의 측실로 손색이 없었어라 / 材卿側室宜
동양이 전해 준 오묘한 서법이요 / 東陽流妙墨
율곡이 깨우쳐 준 시의 세계였네 / 栗谷啓聞詩
천 그루 귤나무에 무슨 뜻 있었으리 / 絶意千頭橘
애교스런 웃음에도 마음이 없었어라 / 無心一笑眉
아직 검은 머리로 세상 하직하던 날 / 綠鬟辭主日
반사처럼 아이를 가르치고 있었지 / 班史訓兒時
제사상이야 남이 차릴 수도 있겠지만 / 容易遞供盛
백년해로는 장차 누구와 함께 할꼬 / 誰將同抵衰
고향땅 생각하면 어찌 눈을 감을까 / 首丘應未瞑
두 눈동자 애틋한 정을 담고 있으리 / 雙眼此情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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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01]사상(使相) : 재상의 호칭이 추가된 절도사나 절도사의 호칭이 추가된 은퇴한 재상을 이르던 말.
[주02]동양(東陽) : 율곡의 모친인 신사임당(申師任堂)을 가리킨다. 동양은 평산(平山)의 옛 이름인데, 사임당이
평산 신씨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이다.
[주03]천 그루 …… 있었으리 : 그 집안의 재산에도 욕심을 내지 않았다는 말이다.
삼국 시대 이형(李衡)이 재산을 증식할 목적으로 무릉(武陵) 땅에다 남몰래 귤나무 천 그루를 심어 두었다는
고사가 있다. 《三國志 卷48 吳書 三嗣主傳》
[주04]애교스런 …… 없었어라 : 처첩(妻妾) 간에 서로 시기하며 남편의 총애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일도 없었다는
말이다.
[주05]반사(班史) : 반고사(班姑史)의 준말로, 후한(後漢) 반고(班固)의 여동생 반소(班昭)의 별칭이다.
반고가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한서(漢書)》의 표(表)와 천문지(天文志)를 보충해 넣었으므로, 후대에 재
능 있는 여성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後漢書 卷84 列女傳 曹世叔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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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부인]
이씨는 율곡(栗谷)의 아우인 계헌(季獻 : 李瑀의 字)의 딸이다. 동양부인(東陽夫人: 신사임당을 말함)이 바로 적왕모(嫡王母 : 할머니)인데, 그는 재행(才行)이 아름답기로 이름났으며, 외가의 낙양군 묘지를 지을 만큼. 글, 시, 서화, 거문고, 바둑 자수등으로 유명 하여, 세상에 꽤나 전한다.
그는 벽오(碧梧) 이시발(李時發)의 부인(夫人)으로 25세에 산후(産後)로 요절(夭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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