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구강서원 420년 만에 금녀구역 개방
기사입력 2007-09-29 06:17
<앵커>
조선시대 사립대학 역할을 한 서원에는 큰 업적을 남긴 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곳은 여성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데 경주 구강서원이 420년만에 처음으로 여성들의 참배를 허용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임한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구강서원입니다.목은 이색의 스승이자 포은 정몽주와 야은 길재로 이어지는 성리학의 태두인 익재 이제현 선생을 모시고 있습니다.1687년 세워진 뒤 여성들에게 굳게 닫혀 있던 구강서원의 문이 420년만에 처음으로 어제(28일) 열렸습니다.
봄 가을 두 차례 향사 때만 공개되던 영정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상천/익제공파 청아공 종손 : 문중에서는 일체 여자들은 참배를 안 시키고, 여자들은 저쪽에서 상만 차리고.] 대구 동다학회 회원 20여 명은 처음으로 참배가 허용된 만큼 제물에 흠이 있는 지 꼼꼼히 살핍니다.
또 익재 선생께서 차를 즐기신 차인이셨던 점을 고려해 정성스레 차를 우립니다.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 차를 올리고 참배를 한 여성들은 직접 참배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격스러워 합니다. [고미숙/대구시 월성동 : 오늘 이렇게 늦게나마 선생님한테 참배드린 것을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호주제 폐지 등으로 유교의 근간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구강서원이 여성들에게 문을 엶에 따라 다른 서원들도 뒤를 이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대구방송) 임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