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고궁,정려,서원

반구정기(伴鷗亭記)

야촌(1) 2010. 8. 17. 02:35

■ 반구정기(伴鷗亭記)

   (반구정은 임진강 아래에 있다).

                                                                                              

미수 허목 찬(眉叟 許穆 撰)

[생졸년] 1595년(선조 28)∼1682년(숙종 8).

 

반구정(伴鷗亭)은, 먼 옛날 태평 재상 황 익성공(黃翼成公) 황희(黃喜))의 정자이다. 상국이 죽은 지 2백 년이 채 못 되어 정자가 헐렸고, 그 터전이 쟁기 밑에 버려진 땅이 된 지도 1백 년이 된다. 이제 상국의 후손 황생(黃生)이 강 언덕에 집을 짓고 살면서 옛 이름 그대로 반구정(伴鷗亭)이라 하였다. 이는 정자의 이름을 없애지 않으려 함이니 역시 훌륭한 일이다.


상국의 사업이나 공렬은 어리석은 사람도 다 왼다. 상국은 조정에 나아가 벼슬할 적에는 임금을 잘 보좌하여 정치 체제를 확립하고 모든 관료를 바로잡았으며, 훌륭하고 유능한 자를 직에 있게 하여 온 국가가 걱정이 없고 온 백성이 모든 업(業)에 만족하도록 하였다.

 

물러나 강호(江湖)에서 여생을 보낼 적에는 자연스럽게 구로(鷗鷺)와 같이 세상을 잊고높은 벼슬을 뜬 구름처럼 여겼으니, 대장부의 일로 그 탁월함이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겠다. 야사(野史)에서 전하는 명인(名人)의 고사에, 상국은 평생 말과 웃음이 적어서 사람들은 그의 희로(喜怒)를 알 수 없었고, 일을 담당하여서는 대체에만 힘쓰고 자질구레한 것은 묻지 않았다 한다.

 

이것이 이른바 훌륭한 상국이고 이름이 백세에 남게 된 것이리라.정자는 파주 부치에서 서쪽으로 15리 되는 임진(臨津) 가에 있는데, 썰물이 물러가고 갯벌이 드러날 때마다 갈매기들이 모여든다. 강가의 잡초 우거진 벌판에는 모래밭으로 꽉 찼다. 

 

또 9월이 오면 기러기가 찾아든다. 서쪽으로 바다 어귀까지 10리이다.

상(上) 6년(1680년) 5월 16일에 미수는 쓴다.

 

[주01]구로(鷗鷺)와---잊고 : 갈매기처럼 인간 세상의 이해를 초월하여 자연을 즐기며 산다는 뜻이다. 

《열자(列子)》 황제편(黃帝篇)에 “해상에 어떤 사람이 갈매기와 벗을 삼았다”에서 나온 말이다.

 

[참고문헌]

◇미수기언 >기언(記言) 제13권 원집(原集) 중편 >동우(棟宇)

 

 

↑반구정(伴鷗亭) / 소재지>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190번지

 

↑반구정 기문 편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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