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時祭)에 관한 질문
[문]일반적으로 기제사(忌祭祀)에는 고위제사(考位祭祀)이던 배위제사(配位祭祀)이던, 부부 정리 상 신위(지방)을 함께
모시고 제사를 지냅니다, 시제(時祭)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 고위(考位)와 재취(再娶)는 합폄(合窆)이고, 초취(初娶)의 묘(墓)가 타(他) 지역에 모셔 저 있다면. 고위(考位)와 재취
(再娶)의 시제(時祭)를 지낼 때, 초취의 잔(盞)도 함께 드리는지(축문포함), 아닌지?
유가(儒家) 제위(諸位)분들의 답변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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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상열(판윤공후)님의 답변 |2010.03.14 17:24
어릴 때부터 봐온 제사 예를 말씀드리면, 저희 증조모께서 사례와 똑같습니다.
초취 김녕 김 씨 할머님 묘소는 좀 멀리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고, 재취 오천정씨 할머님은 합폄입니다. 제사 때 세벌의 잔을 올립니다. 축문도 포함이 되고요.
그리고 32世 할아버님의 경우(합폄은 아니고, 배위 동래정씨 할머님 묘는 考位 左上, 김해김씨 할머님 묘는 考位 左 입니다) 묘제를 모실 때 각각 분향해서 세벌의 잔을 올리고, 축문에도 포함됩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는 생각을 못해봤고, 어른들께 들은 바가 없습니다..당연히 그렇게 하는 걸로만 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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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님의 답변|2010.03.15 14:41
사계전서(沙溪全書) 제39권 : 사계 김장생
● 전처(前妻)와 후처(後妻)의 합장 시
[문] 어떤 사람에게 계실(繼室)이나 삼실(三室)이 있을 경우에는 장사 지내고 제사지냄에 있어서 모두 합부하여야 할 듯
한데, 오늘날 사람들은 대부분 자식이 있는 자를 위주로 하고 자식이 없는 처는 혹 신주를 만들지 않기도 하는데 이
는 예의 뜻에 어긋나는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송준길>
[답] 정자(程子)와 장자(張子)와 주자(朱子)가 논해 놓은 것이 이미 상세하여 상고해 볼 수 있네.
◇정자가 부정공(富鄭公)에게 답한 글에 이르기를, “합장할 경우에는 원비(元妃)를 하고, 배향(配享)할 경우에는 종자(宗
子)를 낳은 사람으로 한다.”하였다. -《유서(遺書)》에 나온다.-
◇장자가 말하기를,
“부장(祔葬)하고 부제(祔祭)하는 것에 대해 지극한 이치를 극도로 미루어 나가 논해 보면, 단지 한 사람만을 부장하고 부제 하는 것이 합당하다. 부부의 도는 처음 혼인할 때에는 일찍이 재차 배필을 구한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 남편은 한 번만 장가드는 것이 합당하며, 부인은 한 번만 시집가는 것이 합당하다.
지금 부인의 경우에는 남편이 죽었어도 재차 시집가지 않기를 천지의 대의(大義)와 같이 한다.
그러니 남편이라고 해서 어찌 재차 장가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중한 것으로써 헤아려 보면, 부모님을 봉양하고 집안의 후사를 이으며 제사를 계속해서 지내는 것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재차 장가가는 이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장사지내고 합부(合祔)함에 있어서는 비록 혈(穴)을 같이하고 궤연을 같이한다고는 하지만, 비유하자면 인정에 있어서 한 방 안에 어찌 두 처가 함께 있을 수 있겠는가. 의리로써 단정하면 모름지기 먼저 장가든 아내를 합부하고 계실(繼室)은 별도로 한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하였다.
-《이굴(理窟)》에 나온다.-
◇주자가 말하기를,
“정 선생의 설은 아마도 잘못된 듯하다. 《당회요(唐會要)》 중에 이에 대해 논한 것이 있는데, 무릇 적모(嫡母)일 경우에는 선후를 따질 것 없이 모두 함께 합장하고 합제하여, 옛날 제후의 예와는 같지 않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부부의 의(義)는 건(乾)이 크고 곤(坤)이 지극한 것과 같아 저절로 차등이 있다. 그러므로 바야흐로 살아 있을 때에는 남편은 처도 있고 첩도 있으나, 아내는 하늘로 삼는 바가 둘이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 더구나 죽어서 배부(配祔)하는 것은 또 생존해 있을 때에 비할 바가 아닌 데이겠는가. 장횡거(張橫渠)의 설 역시 미루어 나간 것에 크게 잘못된 점이 있는 듯하다.
그러니 단지 당(唐)나라 사람들이 의논한 바에 따라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더구나 또 전처에게는 아들이 없고 후처에게는 아들이 있는 껄끄러움이 있을 경우에는 그 형세가 장차 몹시 불안하여 온당치 못하게 되는 데이겠는가. 다만 장사 지낼 경우에는 지금 사람들은 부부를 반드시 모두 합장하지는 않으니, 계실(繼室)에 대해서는 별도로 묘역을 만드는 것이 역시 옳을 것이다.”하였다. -《주자대전(朱子大全)》에 나온다.-
◇황면재(黃勉齋)가 말하기를,
“이제 《예기》 상복소기를 살펴보면, ‘며느리는 남편의 조모(祖母)에게 합부(合祔)하는데, 조모가 세 사람일 경우에는 친한 자에게 합부한다.[婦祔於祖姑 祖姑有三人 則祔於親者]’고 하였으니, 재취(再娶)의 아내는 본래 부묘(祔廟)할 수 있는 것이다. 정자와 장자의 경우는 상고한 것이 상세하지 않으며, 주 선생이 밝혀 놓은 바가 바로 예경의 뜻에 합치된다.”하였다. -《의례경전통해속(儀禮經傳通解續)》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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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님의 답변 | 2010.03.15 15:22
사계전서(沙溪全書) 제41권 : 사계 김장생
●고(考)와 비(妣)를 아울러 제사 지낸다.
[문] 기제에 혹 고와 비를 아울러 제사지내기도 하고 혹 단지 한 위(位)만 제사 지내기도 하는데, 어느 쪽을 따르는 것이
마땅합니까?
《예기》잡기에 이르기를, “존귀한 분에게 일이 있을 경우에는 아랫사람에게까지 미칠 수가 있으나, 아랫사람에게 일이
있을 경우에는 감히 존귀한 분을 끌어들이지 못한다.[有事於尊者 可以及卑 有事於卑者 不敢援尊]” 하였습니다.
이것에 의거해 본다면 부군(府君)의 기일에는 부인(夫人)을 배제(配祭)할 수 있으나, 부인의 기일에는 감히 부군을 배제하지 못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송준길>
[답] 기일에 고와 비를 아울러 제사 지내는 것이 비록 주자의 뜻은 아니나, 우리나라의 선현들께서 일찍이 그렇게 행하였
으며, 율곡 역시 말하기를, “두 위를 아울러 제사 지내는 것이 마음에 편안하다.” 하였네. 그러니 존귀한 분을 끌어온
다는 혐의는 아마도 피할 필요가 없을 듯하네.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이 이르기를,
“살펴보건대 문공(文公)의 《가례》를 보면, 기일에는 단지 한 신위만을 설치해 놓고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고, 정씨(程氏)의 《제례(祭禮)》를 보면, 기일에는 고비를 함께 배향하여 제사를 지낸다고 하여 지금 살펴보건대, 미산 유씨(眉山劉氏)가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이천(伊川) 선생에게 묻기를, ‘기일에는 양쪽 신위에 제사를 지냅니까?’ 하니, 이천 선생이 답하기를, ‘단지 한 신위에만 제사 지낸다.’고 운운하였다.” 하였는바, 이곳에서 말한 것과는 서로 다르니 의심스럽다. 다시금 상세히 알아보아야 한다.
▶두 예가(禮家)의 설이 같지 않다. 대개 한 신위만 설치하는 것이 정례(正禮)이고, 고비(考妣)의 신위를 함께 배향하여,
제사 지내는 것은 인정에 근본을 둔 것이다. 만약 죽은 이를 섬기기를 산 사람 섬기듯이 하고 자리를 펼 때에 궤(几)를
같이 놓는다는 뜻으로 미루어 보면. 인정에 근본하는 예도 역시 그만둘 수 없는 점이 있다.” 하였다.
◇퇴계가 말하기를,
“기일에 두 분의 신위를 합하여 제사지내는 것은 옛날에는 그런 예가없었다. 다만 우리 집에서는 전부터 합하여 제사
지냈으니, 지금 와서 감히 가벼이 의논할 수가 없다.”하였다.
▶내가 살펴보건대, 기일에는 단지 제사지낼 바의 신위에 대해서만 제사지내고 감히 배제(配祭)하지 못하는 것은, 애통
함이 제사를 지내는 분에게 있기 때문이다. 고비를 한꺼번에 배제하는 것은 예에 있어서 올바른 것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대부들 가운데에는 배제하는 사람이 많으니, 세속에서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도 심하게 해로운
데에는 이르지 않을 듯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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