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학아세(曲學阿世)
曲(굽을곡), 學(학문학, 배울학), 阿(아첨할아, 언덕아), 世(인간세, 대세), 자(字)로 학문을 굽히어 세속(世俗)에 아첨 한다는 뜻으로, 정도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아첨함을 이르는 말이다.
한(漢0나라 6대 황제인 경제(BC, 157-141)는 즉위하자 천하에 널리 어진 선비를 구해 다가, 산동(山東)에 사는 원고생(轅固生)이라는 시인(詩人)을 등용 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90세의 고령 이었었나 직언을 잘하는 대쪽같은 선비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당시 사이비 학자들은 원고생을 중상비방(中傷誹謗)하는 상소를 올려 그의 등용을 극력 반대 했으니, 하지만 경제는 끝내 듣지 않았다.
당시 원고생과 함께 등용된 소장(小壯) 학자가 있었는데 그 역시 산동 사람으로, 이름은 공손홍(公孫弘)이었다.
공손홍은 원고생을 늙은이라고 깔보고 무시 했지만 원고생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공손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학문의 정도(正道)가 어지러워져서 속설(俗說)이 유행하고 있네. 이대로 내버려 두면, 유서 깊은 학문의 전통은 결국 사설(邪說)로 인해, 그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말 것일쎄, 자네는 다행히 젊은데다가 학문을 좋아하는 선비란 말을 들었네. 그러니 부디 올바른 학문을 열심히 해서 세상에 널리 전파해 주시길 바라네.“
결코 자신이 믿는
“학설을 굽히어(曲學) 이 세상 속물들에게 아첨하는 일(阿世)이 있어서는 안 되네"
원고생의 말이 끝나자 공손홍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절조를 굽히지 않는 고매한 인격과 학식이 높은 원고생과 같은 눈앞의 태산북두를 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공손홍은 그 자리에서 지난날의 무례를 사과하고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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