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선생 권공 묘갈명(秋淵先生權公墓碣銘) 우리나라 선비의 도학(道學)과 문장(文章)에는 간혹 품격에 차등이 있다. 따라서 그것을 모두 갖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근세에 이르러 이 두 가지를 겸비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 아닌 故추연선생(秋淵先生) 권공(權公)이다. 공의 휘는 용현(龍鉉), 자는 문현(文見), 추연(秋淵)은 호이다. 권씨(權氏)는 안동(安東)이 본관이며, 시조(始祖)는 고려조(高麗朝)의 태사(太師) 휘 행(幸)이다. 그 뒤로 문탄공(文坦公) 일재(一齋) 휘 한공(漢功)과 충헌공(忠憲公) 유암(柳菴) 휘 중달(仲達)이 고려조에서 가장 저명(著名)하였다. 우리 조선조(朝鮮朝)에 들어 휘 준(濬)은 문과(文科)로 필선(弼善)을 지냈으며 한강(寒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