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위조 2

천태만상 족보위조

[역사추적] 천태만상 족보위조 "대한민국 양반님들, 당신의 족보는 진짜입니까?" 대부분의 한국인은 족보를 '모신다'. 17세기만 해도 극소수 양반들이 족보를 가졌는데, 그럼 그동안 양반가문만 엄청나게 번성했나? 18세기 인쇄술 발달과 신분상승을 위한 하층민달의 '반란'으로 시작된 족보위조. 현대 한국인의 족보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백승종 서강대 교수· ------------------------------------------------------------------------------------------------------------------------------------- 이종표씨(이하 가명)는 제법 잘 나가는 건설회사 사장이다. 남도의 어느 시골 중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그는 일..

족보의 위조

백승종 서강대 교수. 사학 ● 족보를 공부합시다. 이 종표씨(이하 가명)는 제법 잘 나가는 건설회사 사장이다. 남도의 어느 시골 중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그는 일찌감치 혈혈단신으로 고향을 떠나 6·25전쟁이 훑고 지나간 폐허의 도시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다. 그는 인고의 세월을 딛고 1970년대 중반에는 이미 국내 중소 건설업계에서 이름있는 인물로 성장했다. 그런 이사장에게 뜻밖의 고민이 생겼다. 87년 가을 그의 맏아들 승복의 혼사와 관련해 벌어진 일이다. 집안에 재력이 있는데다 미국 명문대 박사학위를 가진 장남의 배필감을 구하는 것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중매쟁이를 놓아 최종으로 낙점된 후보는 국내 명문여대를 나온 김수선이라는 아가씨였다. 며느리감인 김수선은 충청도에서 대대로 세(勢)를 누려온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