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교문(頒敎文) - 정인홍에게 내려진 판결문 뱀과 같은 교활한 성품과 도깨비 같은 역적 괴수 정인홍은 처음에는 선비들 사이에서 명망을 도둑질했지만 한낱 권세나 뽐내는 벼슬아치였던 것이다. 중간에는 의병이라는 핑계로 향촌을 힘으로 눌렀으며 모질고 둔한 무리들을 긁어모아 괴이한 학문을 퍼뜨렸다. 이언적 · 이황이 우리나라의 큰 현인인데도 유감을 품고 상소를 올려서 배척했다. 정온 · 이대기는 곧은 말로 죄를 입었는데도(선조의 계비이며 영창대군의 어머니인 인목대비의 폐비를 반대한 일로 죄를 받음) 돌을 던지며 조금도 구하지 않았다. 이에 선비들이 모두 분한 마음을 품고 제자들 또한 모두 떨어져 나갔다. 역적 괴수 이이첨과 안팎으로 서로 도우면서 추천했고 산림의 학자라고 꾸며서 정승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