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하동부원군학역재정문성공신도비 (領議政河東府院君學易齋鄭文成公神道碑) 서거정(徐居正) 지음 밤에 반짝이는 별을 보면 수만 수억개나 깜박 깜박하고 있으니 이것은 하늘에 놓은 글이요. 물은 얕은 곳으로 흘러 흘러 고개를 넘고 산을 돌아 강을 이루고 있으니, 이것은 땅에 놓은 글이며 돌고 도는 천지간에 시(詩), 서(書), 예(禮), 악(樂), 사륜(絲綸-임금의 명령 또는 가르침) 보불(임금을 섬김)하는 것은 사람의 글이다. 하늘에 있는 별의 정기와 높은 산에 있는 신령스러운 기운이 합쳐서 큰 인물을 낳았으니 그의 공적은 족히 천지의 조화를 배합하게 하여 만물이 생을 누리게 하나니 그 몸은 비록 돌아갔다 하더라도 그 후광은 길이 길이 남아 하늘에서 풍운조화(風雲造化)를 이루듯 온 누리에 덕화를 입히나니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