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재선생 난고(益齋先生亂藁) 서문 목은 이색 서(牧隱 李穡 序) 원(元)나라가 천하를 차지하여 사해(四海)가 일단 하나의 세계가 된 뒤로, 삼광(三光 해ㆍ달ㆍ별)과 오악(五嶽)의 웅혼한 기운이 한데 어울려 충만해진 가운데 사방으로 고동(鼓動)을 치며 급속도로 퍼져 나간 결과 중화(中華)나 먼 변방의 지역이나 별 차이가 없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한 세상을 울릴 만한 걸출한 인재들이 이 세계 어디에서나 뒤섞여 배출되어, 농익은 향기에 흠뻑 몸을 적시고 그 정수(精粹)를 채취하여 몸에 두른 채, 이를 문장으로 펼쳐 내어 당대의 치세(治世)를 아름답게 장식하였으니, 참으로 성대했다고 말할 만하다. 고려(高麗)의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선생도 바로 이런 때에 태어나서, 약관(弱冠)의 나이가 되기도 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