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재 이제현(益齋李齊賢)과 개성(開城)
이역만리들 떠돌던 이제현에게 개성은 특별한 장소였다.
나라의 수도여서 만은 아니었다. 개성은 이제현의 하루하루가 새겨진 일상의 공간이었다.
“지난해 용산의 국화꽃 피었을 제, 손님과 함께 술병 들고 산에 올랐나니”
처럼 개성 팔경에는 소소한 일상의 풍경이 그려진다.
그에게 개성은 도성일 뿐 아니라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이었다.
그런 이제현의 흔적이 돌연 수 백년 뒤 쓰인 ‘열하일기’에 등장한다.
연암 박지원은 중국을 여행하며 불쑥 이제현의 옛집 이야기를 꺼낸다.
“익재의 무덤은 금천 지금리 도리촌에 있고, 그 밑에는 곧 익재의 구택이요,
구택에다 서원을 세워서 향례를 치르게 되었다.
나의 연암별업(燕巖別業)이 그 서원에서 십리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朴趾源, 1737~1805), 1737~1805) 「열하일기 피서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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