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세계일보] 이도형 기자  ㅣ 입력 2022. 03. 03. 21:01

 

文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침략에 결연히 맞선 것에 경의"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침략에 결연히 맞서 싸우는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35분에서 6시5분까지 30분간 청와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의 침공에도 수도 키이우에 머물며 방어를 지휘하고 있다. 두 정상간 통화는 지난 2020년 4월 이후 약 2년여만이다. 

 

문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에서 다시 통화하게 되었다”며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희생당한 분들과 유가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역경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조속히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를 기원하며 한국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가 보존되어야 하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국의 전황을 설명하면서  위기 극복과 방어를 위한 가용한 지원을 한국 측에서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피난민들을 위해 총 1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긴급 제공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우선적으로 생명 보호를 위한 의료품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우크라이나와 인근국 정부, 국제기구 등과의 협의를 통해 신속한 지원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한국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안심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인도적 상황을 고려한 ‘특별 체류 조치’를 취했다”며 “현재 우크라이나에 우리 국민 40여 명이 체류 중인데, 이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생활 기반이 있어 잔류를 희망하며 일부는 출국을 준비 중인데 우리 국민의 철수가 신속하고 원활히 이루어지고 남아 있는 국민이 안전하게 체류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동영상 연설을 통해 전세계 유대인들에 러시아의 침공에 침묵하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말살을 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키이우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인 교민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며 우크라이나 외교부에 전하겠다고 말하고 문 대통령의 따뜻한 말씀과 격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놀라운 국가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단결과 희생이 있기에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낼 것으로 믿고, 한국과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용기를 내시라”며 “반드시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 믿으며, 굳건한 지지와 한국 국민들의 연대를 보낸다”고 응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용기를 주는 말씀에 감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통화를 마무리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줘서 감사하다”며 “우리는 전 세계에 반전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도 자신의 SNS에 “한국은 전쟁을 겪은 나라로서,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일어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굳건한 연대를 보낸다”고 했다. 

 

세계일보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