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준표 "文 직접 쓴다더니..페북글 올린 비서관, 상왕인가"
박해리 입력 2020.09.03. 20:16 수정 2020.09.03. 20:33
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응원 메시지가 청와대 기획비서관이 쓴 것으로 알려지자 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참 구차하다. 칭찬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쓴 것이고 욕먹을 때는 비서관이 쓴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썼든 비서진이 작성했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과 글은 온전히 대통령의 것이다. 책임도 최종 결재를 한 문 대통령 본인이 져야 한다”고 썼다.
하 의원은 “고민정 의원은 청와대 부대변인 시절 문 대통령이 SNS 글 직접 쓰신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의사와 간호사를 이간질하는 문 대통령의 SNS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이번엔 기획비서관실에서 작성했다며 그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도 인정했듯이 이번 문 대통령의 SNS 글은 많은 국민에게 큰 절망감과 상처를 남겼다. 또 해법을 모색해 가던 의사 파업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며 “상처 입은 국민에게 깨끗하게 사과하고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명문화해 의사 파업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페북 글을 직접 쓰신다고 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는 비서관이 의사, 간호사 갈라치기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은 참 좋으시겠다. 유리할 땐 내가 했고 불리하면 비서관이 했다고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페북에 대통령 허락 없이 마음대로 글을 올리는 비서관은 대통령을 조종하는 상왕쯤 되는건가”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화상으로 '한국판 뉴딜펀드 금융권 참여방안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중앙일보 김성룡 기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며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느냐”고 했다.
이에 의료계와 야권에서는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글은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오종식 기획비서관이 맡아 작성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2일 오전 참모들에게 “(파업) 의사들은 떠났는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준비해야겠다”는 취지를 전달했으며, 이날 오후 1시30분 해당 글이 게시됐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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