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양당 절묘한 '권력 배합’
[조선일보] 2018.11.08. 03:06
민주당 8년 만에 하원 탈환.. 중간선거의 민심은 견제와 균형
고용을 비롯한 미국 경제가 활황인데도 미국 유권자들은 6일(현지 시각)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반의 승리'만 안겼다.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가 형성되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던 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8년 만에 하원을 장악했고, 여당인 공화당은 상원 우위를 강화해 승리를 나눠 가졌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하원 다수당이 돼 트럼프의 핵심 어젠다에 제동을 걸 능력을 갖춘 민주당과 극심한 대결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인디애나주(州)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손을 치켜들고 연설하고 있다.
다음 날 치러진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됐다. 6일 낸시 펠로시(78·오른쪽)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하원 승리를 자축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펠로시는 차기 연방하원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AFP·AP 연합뉴스
미 국민들의 선택은 트럼프에겐 '경고', 민주당엔 '격려'였다. 민주·공화 어느 쪽에도 완전한 승리를 안겨주지 않음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택한 것이다. 7일 오전 9시 30분(미 동부 시각·한국 시각 오후 11시 30분)까지 개표 결과를 토대로 뉴욕타임스가 최종 의석수를 예상한 결과 하원 435석 중 민주당이 229석, 공화당은 206석, 상원 100석 중엔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중간선거는 여당에 대한 심판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자신에 대한 중간 평가로 만들었다. 지원 유세를 하면서 투표용지에 트럼프의 이름이 쓰여 있는 것 같이 생각하고 투표하라고 했다. 미국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8년간 유지했던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넘겨줬다.
트럼프의 독주는 막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상원은 공화당 의석이 오히려 늘어 다수당 지위가 강화됐다. 트럼프는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밤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는 글을 올려 중간선거 결과를 자신의 '성공'으로 자화자찬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다시 하원의장으로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의원은 "여러분 덕에 미국은 내일부터 새날을 맞는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우위 상원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에 대한 분노에 불을 붙여 여성, 신예 정치인 등 다양한 후보들을 당선시켜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민주·공화당이 나눠 갖은 승리는 2016년 대선 때 나타났던 도시와 농촌의 정치적·문화적 차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공화당은 농촌, 백인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했고 민주당은 젊은 층과 교외 거주자, 여성의 지지를 주로 받았다. 농촌 비율이 높은 주에서 벌어진 치열한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힘을 쓰지 못했다.
민주당 바람을 주 전체로 확산시켜 상원 의원을 당선시키는 데는 약했다. 인디애나, 노스다코타, 미주리 등에서 민주당이 패한 이유이다. 반면 공화당은 이 3개 주 외에 텍사스와 테네시주 등 격전지에서도 상원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가 막판에 밀어붙인 이민 정책이나 리더십이 일부 지역에서 하원 선거 패배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교육받은 백인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를 지지했던 일부 지지자가 이런 이유로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2년 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중서부 지역에서 상당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캔자스주 주지사 선거에선 민주당의 로라 켈리가 대통령이 직접 뽑은 후보인 크리스 코바크에게 승리했고, 위스콘신주에선 과거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스콧 워커 주지사를 물리치고 민주당의 토니 에버스가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트럼프의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 지역에서 공들여 지원 유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상원 의원 조 맨친이 재선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선거에 미 유권자 2억3500만명 중 총 1억1400만명이 투표, 약 49%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2014년 중간선거 때 8300만명(36%)보다 3100만명이 더 쏟아져 나왔다. 통상 미 중간선거 투표율은 40% 안팎이다. CNN은 "트럼프를 심판하려는 야당 지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여당 지지자가 한꺼번에 몰렸다"고 했다.
'■ 기타 > 뉴스.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고]경주이씨중앙화수회 이필우 회장 별세 (0) | 2019.04.03 |
---|---|
십수년 누적된 '혁신 부재'가 한국 제조업 위기 불렀다. (0) | 2019.01.06 |
일본 전 총리, 73년 만에 한국인 원폭 피해 '첫 무릎 사죄' (0) | 2018.10.04 |
文정부 출범 후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0) | 2018.10.02 |
내손으로 뽑는 독립운동가 선정 온라인 국민투표 실시 중...... (0) | 2018.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