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천년그리움이 흐르는 강
그대여/배미애
저 하늘 별 같은 그리움 있어 아름답고
저 산 나무 같은 기다림 있어 영원함을
파란 물결처럼 피어나던 유월에
한낮이 그려둔 접시꽃으로 전하던 그대여
팽이처럼 뒤척여도 못내 깰 수 없는 밤
연꽃의 고요에 깊이 물든 산사의 두 팔에
머리채 내린 하얀 새벽으로 열어주고
돌 틈에 내린 투명한 아침 같은 꽃
살 허는 아픔 뒤에 옴을 얕은 말 대신
부드러운 저녁 바람에 전하는 그대여
불길 같은 꽃들 사이 물 같은 잎 새 꺼내
가을의 열매 위해 진땀 흘리는
7월의 뜨거운 이마에 푸른 오솔길 내주어
알수록 그 깊음에 눈물 드는 그대여
그 여름 산딸기에 붉게 그을리던
나뭇잎 하나 둘씩 빛바래어가다.
석류의 뒷모습 같은 가을 오면
낙엽 끝에 긴 여운으로 들리다.
맨살에 닿는 바람에 거듭 생각나다
새아침 늘 함께 하고픈 그대여
나뭇잎의 입맞춤 같은 여린 그 느낌
가랑잎에 달아오르는 날.
내 다리 그대 고독 위해 서 있게 하고
내 손 그대 아픔 쓰기 위해 있게 하고
내 두 눈 그대 쓸쓸함 담기 위해 있게 하고
내 가슴 그대 잊지 않기 위해 있게 하소서
2008.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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