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배 미애
봄바람에 새벽이 상기 된 얼굴로 온 곳에 봄을 알린다
봄바람에 살 버들이 햇솜 같은 손을 꺼내
세상의 어둠을 유리잔처럼 딱아 낸다.
봄바람에 나무들이 종종 걸움을 치며 잎사귀를 내민다.
봄바람에 닫힌 들의 모세혈관이 열리느라 시끄럽다.
그 소리에 봄비가 온몸을 다해내린다 내리는
봄비에 열리는 새 물길로 논과 밭이 꽃잎처럼 설렌다.
봄바람에 꿈이 벼게 밑에서 얌전히 피어난다.
봄바람에 벽에 얼굴을 묻고 있던 그리움이 검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일어나 개나리에 말을 건다.
화려한 형용사처럼 왔다 한순간 떠나갈 봄으로
저편 산능선의 눈시울이 미리부터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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