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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어떤 자격이 있냐고
핫뉴서분석 : 2008/01/03/ 10 :21
↑대구·경북지역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 ⓒ오마이뉴스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 자격이 있어 자꾸 공천을 언급하는지 알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와 측근들이 모든 것을 너무 계파적․정략적으로만 생각한다.”
어제 하루 동안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 쏟아진 말들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당선자의 ‘2월 국회 뒤 공천’ 입장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졸지에 박근혜 전 대표는 ‘무자격자’에다가 잘 해야 ‘계파 수장’으로 ‘격하’됐다.
명백하다. 누가 봐도 분명한 ‘격하’다.
이회창 씨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다급해진 이명박 당시 후보가 선언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정의 파트너이자 소중한 동반자’라고 했다. 이 말대로라면 박근혜 전 대표는 ‘공동대표’의 예우를 받는 게 온당하다.
하지만 동업자의 측근들은 그렇게 대우하지 않는다. 오히려 험구를 놀린다. 그래서일까? 박근혜 전 대표의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승자 마음대로 하는 게 법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간극이 참 크다. ‘무자격자’와 ‘국정 파트너’ 사이엔 건너기 힘든 도랑이 있고, ‘공동 지분’과 ‘승자 독식’은 호응하지 않는다. 새삼스러울 게 없다. 이게 정치인지 모른다. 권력의 향배에 민감한 게 정치이고, 상황론이 원칙을 압도하는 게 정치다. 굳이 재론할 필요가 없다.
궁금한 건 이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이명박-박근혜 두 진영 간의 간극은 더 벌어질까, 아니면 메워질까? 열쇠는 이명박 진영이 쥐고 있다. 이들의 최종 결심 여하에 따라 판이 달라진다
그럼 이들의 결심을 좌우할 요소는 뭘까? 다른 건 몰라도 ‘새 정부 출범’은 관건이 아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야 이명박진영의 공천권이 강화되고, 새 정부 출범 전이면 그렇지 않다는 건 성립되지 않는다. 힘의 원리는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다. 관건은 다른 데 있다. ‘인저리 타임’이다.
박근혜 진영은 공천 시기 연기를 ‘물갈이 음모’로 바라본다. 공천 시기를 최대한 늦춰 ‘물갈이’ 대상이 다른 말로 갈아타는 걸 차단하려 한다는 판단이다. 이명박 진영은 조기 공천을 ‘양다리 음모’로 간주한다. 조기 공천을 통해 박근혜 진영의 공천 수혜 여부를 타진한 뒤 여차하면 다른 말로 갈아탈 시간을 벌려 한다는 눈초리다.
이렇게 보니 한 가지 사실이 확인된다. 박근혜 진영의 덩치가 너무 크다. 힘을 빼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지만 잘못 건드리면 이쪽이 다친다.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 둘 수도 없다. 이명박 진영이 꿈꾸는 회사는 ‘공동대표’ 체제가 아니라 ‘총수’ 체제다. 지금이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감자라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삼키면 되련만 오히려 박근혜 진영은 열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선택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무엇을 둘러봐야 하는가? 이명박 진영, 자신들의 계체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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