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정구선생 신도비명 병서 (寒岡 鄭逑先生 神道碑銘 幷序) 상촌 신흠 찬(象村 申欽 撰) 선조 대왕께서 즉위하신 지 17년에 재주가 뛰어난 자를 친애하고 어진이에게 몸을 굽혀 태평성대의 치화를 이루어 보려고 시도하였는데, 이 당시에 한강(寒岡) 정 선생(鄭先生)이 나와서 초빙의 명을 받자, 거기에 쏠린 중외의 흠모와 기대는 경성(景星)과 경운(慶雲)이 세상에 상서를 보인 정도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선생께서는 벼슬을 계속하지 않고 초야에 많이 있었으므로 자신의 재주를 다 펴보지 못했으며, 폐조(廢朝)의 초년에 이르러 동기간을 주륙하며 자전(慈殿)을 폐위할 것을 꾀하고 간신 이이첨(李爾瞻)과 정조(鄭造) 등이 그 일을 부추겨 온 세상이 금수의 지역으로 빠져들자, 선생은 봉사(封事)를 수차 올렸다. 그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