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 촉석루기(晋州矗石樓記) 누관(樓觀)을 경영하는 것은 정치하는 자의 여사(餘事)이긴 하나 그 흥하고 폐하는 것으로써 인심(人心)과 세도(世道)를 짐작할 수 있다. 세도는 오르내림이 있는 까닭에 인심의 슬픔과 즐거움이 한결같지 아니하고, 누관이 흥하고 폐하는 것도 그에 따르게 된다. 그렇다면 누관 하나가 폐하고 흥하는 것으로써 한 고을의 인심을 알 수 있고, 한 고을의 인심으로써 한때의 세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니, 어찌 여사로만 돌리고 작게 여길 수 있겠는가. 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오래되었는데, 지금 우리 고을 촉석루를 보고 더욱 믿어진다. 누는 용두사(龍頭寺) 남쪽 석벽 위에 있는데, 나는 옛날 소년 시절에 여러 번 올라가 보았다. 누의 규모는 우람하고 넓어 내려다보면 까마득하고, 그 밑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