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족보관련문

무보(武譜)

야촌(1) 2022. 6. 5. 17:55

■ 무보(武譜)

 

조선시대 무관 출신들의 가계를 정리한 책으로, 이들의 가계 번성을 살펴본 조선후기 천(天).지(地)·인(人)의 3책으로 엮어진 필사본이다. 저자는 미상이다. 조선시대에는 문반(文班) 무반(武班)을 가리켜서 양반이라 불렀다.

 

그러나 유학사상의 발효로 고려 말기 이후부터는 무관보다는 문관을 더 추존하고 희구(希求)하는 사회 풍조로 바뀌면서 은연중 무반 출신은 문반의 냉대를 받아 왔다. 그래서 세족(世族)과 문벌(門閥)을 자랑하는 조신(朝臣)들도 문과에 급제한 자들을 우대했고, 무과 출신들을 냉대했다. 이 때문에 문보(文譜)는 집집마다 거의 있으나 무보(武譜)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 책은 이러한 뜻을 잘 아는 사람의 뜻이 담긴 책으로 무반 출신들을 모아서 그 자손들의 성쇠를 병기해 인맥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려는 데 목적을 둔 것 같다. 수많은 성씨 가운데 무보에 올라 있는 성씨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아 처음 시도는 하였으나 끝을 마치지 못한 것 같다.


책에 등재된 성씨로는 전주 이씨(全州李氏)를 필두로 이씨가 26본에 1,200인, 안동 김씨(安東金氏)를 비롯한 김씨가 12본에 320인, 동래 정씨(東萊鄭氏)를 비롯한 정씨 8본에 210인, 평산 신씨(平山申氏) 175인, 능주 구씨(綾州具氏) 113인, 인동 장씨(仁同張氏) 57인, 청주 곽씨(淸州郭氏) 1인 등 약 2,100 여인의 인사의 출신내력·최종관직·자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처음 무과에 급제한 사람을 난의 상단으로 올리고 그 밑에 자질들을 기록해 가계를 표시하였다. 무관 출신자는 이름자에 공표로 표시하고 문관 출신은 공표를 하나, 무관은 둘, 벼슬이 없는 자는 공표를 하지 않았다.


최 하단에서부터 위 칸까지는 무관 출신이 벼슬한 당시 소속청의 상관 이름을 기록해 서로 제휴하는 뜻을 나타내었다. 그 중에는 원수부나 오위에 오른 저명한 장군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귀천을 가리지 않고 뿌리를 찾으려고 하는 때, 지난날 냉대 속에서도 자기들과 연관을 가진 사람들의 신상기록을 수집해 하나의 계보를 만들고 그 계보를 활용해서 획기적인 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상이 엿보인다. 장서각도서 및 국립중앙도서관·국사편찬위원회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