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씨/행장. 시장.

右議政 貞翼 李公 諡狀(이완 장군)

야촌(1) 2013. 10. 30. 10:05

右議政 貞翼 李公 諡狀(李浣將軍)

 

1636년 11월 (공이) 수안군수에 임명되었는데 길에서 오랑캐의 변을 듣고 임소로 급히 달려갔다. 원수부(김자점의 원수부)에서 이미 (공을) 중군에 임명했으나 공은 집안의 사람과 대부인(어머니)을 모시고 산골로 피신시킨후 급하게 장사들을 동원하여 밤을 틈타 정방(원수부가 위치한 정방산성)으로 향했다.

 

이때 한 아전이 가는 길(참전)을 면하려 도모하므로 즉시 그 목을 베었다. 길에서 집안 사람을 데리고 산속에 들어가는 가는황주파총을 만나역시 목을 베고는 나무를 깎아 "장교로서 난리를 만나 도피한 자다"라고 써서 머리에 매달았다.

 

(정방산성에) 도착한후 공이 김자점에게 "오랑캐의 기병은 수가 많고 정예하여 대적하기 힘드니 험준한 요충지에 매복을 해서 좌우로 습격하여 그 기세를 고갈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러 장수로 하여금 각 그 병사를 이끌게해서 길을 나눠 임금의 어려움을 구하고 원수부는 정예부대로 지름길을 통해 먼저 험준한 요새를 장악한후 한판 결전을 벌이다 불리하면 죽는 것도 또한 가하다"고 말했으나 원수 김자점이 결정하지 못했다.

 

공이 오랑캐 기병이 혹은 수십, 혹은 8-9명이 하나의 부대를 이뤄 (정방산성) 성 아래를 지나 가는 것이 끊기지 않는 것을 보고 원수 김자점에게 말하기를 "저것은 후기(정찰기병)이니 장차 대진(본대)이 이를 것이다. 동선령의 계곡은 길고 길은 좁으니 여기에 복병을 두고 대진이 이르렀을때 포와 화살을 일제히 쏘면 오랑캐를 모조리 무찌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포수(조총수) 500명으로 하여금 좌우로 매복하게 하고 약속해서 말하기를 "나의 호포(신호용 포) 소리를 들으면 일제히 사격하라" 고지신한후 공과 장사들은 (동선령) 고개 위로 출진하여 (적의 동향을) 살폈다. 적의 기병 300~400기가 먼저 이르니, 김자점이 (정방산성) 산위에서 북을 울리고 깃발을 흔들었다.

 

공이 사람을 보내 보고하기를 "이것은 틀림없이 선봉이니 더불어 싸워서는 안된다. 대진(본대)을 기다려 공격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금일의 (가장 중요한) 일은 마땅히 한(청태종)을 포로로 잡는 것을 기약할 따름이고 달리 길이 없다"고 했으나 김자점이 듣지 않고 "오늘은 선봉을 죽이고 내일은 대진을 공격하면 된다"고 말했다.

 

공이 여전히 병력을 움직이지 않으니 김자점이 크게 노하여 그 군관을 보내 말하기를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머리를 짜를 것이다"고 했으나 공은 말하기를 "대사의 성패는 여기에 달렸있으니 죽을지언정 감히 명령을 따르지 못하겠다.

 

승리를 한후 군전에서 죽겠다" 고 하니 김자점이 더욱 노해서 군관에게 임금이 하사한 상방검을 주며 말하기를 "이모(이완) 이하를 모두 죽여라"고 했다. 공이 분노하며 말하기를 "대사가 이미 틀려버렸다"고 하고 앞으로 나아가 적을 유인하니 적들이 아군이 적고 약함을 보고 급하게 추격했다.

 

공도 또한 싸우고 또 후퇴하니 기병장 김응해가 적의 추격을 급박하게 받았다. 공이 화살을 쏘아 흰말위에 금갑을 입은 적을 쏘아 맞추니, 응해가 죽음을 면했다. 마침내 적이 계곡 가운데로 유인해 들어오니 호포(신호용 포)를 쏘고 복병이 일제히 사격했다.

 

적이 크게 비명을 지르며 계곡 중에 들어온 자 중에 탈출한 자가 아무도 없었다. 공이 병력을 수습해 성(정방산성) 안으로 돌아오니 성 중에서 모두 개선을 축하했으나 공만 홀로 계획이 틀어진 것을 한탄했다.

 

다음날 성에 올라 (적의) 대진을 바라보니 깃발이 온통 황색이었다. 공이 말하기를 "저것은 반드시 한(청태종)이다. 어제의 전투를 만약 오늘에 했다면 어찌 한의 피가 계곡에 흩뿌려지지 않았겠는가"라고 했다.

 

김자점이 또 복병을 두고 기다리려하니 공이 말하기를 "어제의 남은 적이 반드시 달려가 대진(본진)에 보고했을 터이니 일이 반드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고 했으나 김자점이 듣지 않았다.

 

(아군) 병력들이 아직 매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랑캐들이 병력을 좌우익으로 나눠 매우 극렬하게 수색한 후 통과를 했다. 공이 말하기를 "적이 이미 깊숙히 들어왔으니 우리는 후퇴하지도 못할 것이고, 또한 임금을 구하지도 못할 것이다. 이것이 어찌 신하된 자의 도리일 것인가"고 했다.

 

마침 남한(국왕이 피신한 남한산성)에서 (임금의) 교지가 왔는데 "달무리 진 외로운 성에 위태로움이 터럭 하나처럼 (가까이) 있거늘 경들은 무슨 마음으로 월나라 사람처럼 군부를 보는가"고 하니 마침 조정의 위태로움을 알게됐다. 공과 제장들이 모두 동쪽을 향해 통곡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종군할 것임을 군중에 맹세하고 공이 선봉을 차청해서 토산으로 행군했다.

 

밤이 되어 흰 기운이 서방으로부터 몰려와 아군의 진을 뒤덮으니 공이 마음 속으로 그것을 걱정했다. 하늘이 밝자 공이 선발부대를 이끄는데 김자점이 갑자기 공을 불렀다. 공이 길 왼쪽에 부대를 주둔시키고 홀로 달려가 일을 의논하는데 보고하는 자가 말하기를 "(함경) 남병사가 이끄는 군대가 왔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추적하는 청나라 기병이었다.

 

남병사 군대가 먼저 집결을 약속했기 때문에 장수와 아전들이 남병사의 군대로 오인한 것이다.

적 기병들이 군문으로 돌격해 들어오자 김자점이 산위로 달아났다.

 

여러 장수들이 각자 도망가 흩어지는데 공은 (자신의) 부대와 이미 떨어져서 수하에 단 한 명의 병사도 없었다. 단지 원수 휘하의 취수(군악대) 몇명이 같이 있었을 따름이다. 산허리에 다다라 나팔을 부니 흩어진 병사중에 모여든 이가 50~60명인데 둥글게 진을 만들어 모두 밖으로 향하게 했다.

 

적이 (공을 김자점) 원수로 오인해서 10겹으로 포위하자 공은 명령을 내려 돌아가면서 총을 쏘게하니 적의 공격이 더욱 급해졌다. 군관 윤지륜이 용사였는데 포위를 뚫고 들어와 청하기를 "적을 공격해서 탈출하자"고 하니 공이 "여기가 내가 죽을 곳이다"고 말했다.

 

공이 3발의 화살을 맞아 정신을 잃고 시체들 사이에 넘어져 있었는데, 갑자기 주인 없는 말이 통과하다가 고개를 돌려 서니 공이 그 말등에 올라탔다. 말이 날듯이 달려 산정상에 다다라 원수 김자점과 만났으니 모두 신의 도움이다.

 

군수물자가 모두 산 아래에 있었는데 적이 바야흐로 가져 가버리니 공이 말하기를 "적에게 군수물자를주는 것이 어찌 아군의 물자로 쓰는 것에 비하겠는가"고 하고 군중에 영을 내려 말하기를 "능히 저것을 취하여 올 자는 나와 함께 가자"고 했다.

 

이때 어영군 100여명이 모두 단병무기를 들고 적에게 바로 돌입하니 적이 죽음을 각오한 병사임을 알고 군수물자를 버리고 달아났다. 적이 병력을 나눠 포위를 하고 오가니 복병이 곳곳에서 불로써 신호하며 서로 응했다. 공이 원수 김자점에게 말하기를 "오늘 밤 만약 진을 옮기지 못하면 우리는 탈출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여러 장수들에게 방략을알린후 밤을 틈타 북을 울리고 오랑캐의 진영을 향하고, 이를 엄호하기 위해 산꼭대기에 등과 불을 켜서 하나의 진이 머무르는 것처럼 한후, 때로 복병으로 본진을 구하게 하면서 우리 부대로 동쪽으로 나가니 적이 감히 추격하지 못했다.

 

피가 흘러내려 삶과 죽음 사이에 있음에도 공이 계책을 생각하는 정신의 민첩함이 이와 같았다. 원수 김자점이 공의 상처가 심한 것을 보고 수안의 임소로 돌아가게 했다. 공이 대부인(어머니)의 거처에 돌아가서 행조(수도에서 이동한 조정)가 항복했음을 듣고 낮밤으로 통곡하면서 즉시 죽지 못함을 한스러워 했다.

-----------------------------------------------------------------------------------------------------------------------------

 

[原文]

 

十一月。除遂安郡守。道聞虜變。馳至任所。帥府已差中軍。公屬家衆奉大夫人避亂于山谷。急發將士。冒夜發向正方。有一吏謀欲免行。卽斬之。道遇黃州把摠率家屬入山間者。亦斬之。斫木書之曰。身爲將官。臨亂逃避。懸其頭而去。旣至。公謂自點曰。虜騎衆且銳。難與爲敵。設伏要險。左右襲擊。以遏其勢。不然則 使諸將各率其兵。分道勤王。而帥府銳師徑出先據阨塞。以決一戰。不利而死。亦可矣。自點不能決。公見虜騎或數十或八九爲隊。從城下過者。陸續不絶。謂自點曰。此是候騎。大陣將至矣。洞仙嶺谷長而路狹。伏兵於此。竢大陣至。砲矢齊發。則虜可鏖矣。遂使砲手五百。左右埋伏。約曰。聞吾號砲齊發。公亦與將士數百。出陣於嶺上以候之。賊三四百騎先至。自點自城上擂鼓揮旗。公使人報曰。此是先鋒。姑勿與戰。待大陣奮擊。不亦可乎。今日之事。當以擒虜汗爲期。他不足道也。自點不聽曰。今日殺先鋒。明日擊大陣可 也。公猶按兵不動。自點大怒。送其軍官曰。不從令者。斷頭以來。公曰。大事成敗。在此一擧。死不敢從令。戰勝之後。當就死軍前。自點益怒。以御賜尙方劍授軍官曰。李某以下。皆斬以來。公奮罵曰。大事去矣。遂前進誘賊。賊見我軍單弱。卽追之。公且戰且退。騎將金應海爲賊所迫。公射殪白馬金甲者一人。應海得免。遂與引賊入谷中。發號砲。伏兵齊發。賊大衄。入谷者無有得脫者。公收兵入城。城中凱歌相賀。公獨歎其失計。明日登城。見大陣蔽野而來。旗幟皆黃。公曰。此必汗也。昨日之戰。若俟今日。則彼汗豈不濺血於 谷中也。自點又欲設伏以待。公曰。昨日餘賊。必走報大陣。事必不濟矣。自點不聽。兵未及埋伏。而虜果分左右翼。極其搜索然後乃過。公謂曰。賊旣深入。而我不能遏截。又不能勤王。此豈臣子之道乎。會有旨自南漢出來曰。月暈孤城。危如一髮。卿等何心越視君父。於是始知行朝危急。公從諸將東向痛哭。以冒死赴亂之意。誓告軍中。公請爲先鋒。行到兔山。夜有白氣起自西方。遶我陣上。公心憂之。天明。公引所部先發。自點忽召公。公駐兵陣於路左。身獨馳來議事。有報者曰。南兵使領兵至矣。蓋虜騎猝迫。而南軍先有期會。故將吏錯認爲南軍矣。虜騎突入轅門。自點急走上山。諸將各自逃散。公旣離本陣。手下無一卒。只與元帥麾下吹手數人。至山腰吹角。散兵來集者。五六十人。爲環陣外向。賊認爲元帥。圍之十匝。公令軍士輪回發砲。賊攻之益急。有軍官尹至倫者勇士也。突圍以入。請與衝冒而出。公曰。此我死所。公中三矢。昏倒積屍中。忽有逸馬掠過。回頭却立。公騰躍而上。馬走如飛。得至山頂。與元帥會。蓋神助也。軍需皆在山下。虜方輸去。公曰。與其資敵。豈若以資我軍耶。令於軍中曰。能取彼者皆與之。於是御營軍百餘人。持短兵直趨。賊知其爲死士。棄而走。賊分兵若有圍住之狀。處處伏兵。以火相應。公謂自點曰。今夜若不移陣。我無脫去之路。指授諸將方略。乘夜鼓譟直向虜陣。爲掩擊之狀。山上懸燈燃火。一如留陣。時伏兵奔捄本陣。我師遂東出。賊不敢追。公雖在流血死生中。精神計慮之敏給如此。自點見公創甚。使歸遂安任所。公尋到大夫人所。及聞行朝下城。日夜憤痛。恨不卽死。<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