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10-02 15:26 | 최종수정 2007-10-02 15:44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강건택 기자 = 서울시민들은 2일 아침 사상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차분한 기대 속에 환송했다.
노 대통령의 차량 행렬이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CIQ)로 향하는 연도에는 출근길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손을 흔들며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고 가정이나 직장에 있는 시민들도 TV를 통해 출발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중앙청사 앞 인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방북단을 환송하기 위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이날 대통령 출발 1시간 전인 오전 7시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 `5천만개의 마음이 당신과 함께 갑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현수막을 걸고 회원과 시민들에게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의 풍선과 한반도기를 나눠주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고 정치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건너게 된 노 대통령은 오전 8시께 간단한 대국민 인사를 마친 후 승용차에 타고 청와대 정문을 나섰다. 노 대통령은 승용차 오른쪽 뒷좌석에 앉아 청와대 앞 분수대를 거쳐 거리로 나오면서 환송나온 효자동 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 웃는 얼굴로 답례 인사를 했다.
기다리던 시민들은 노 대통령 차량 행렬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와'하는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었고 순식간에 차량 행렬이 모두 지나가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흩어졌다.
노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은 경찰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며 느린 속도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을 지났다.
청사 앞 4거리에는 400여명의 시민들이 각각 남과 북을 상징하는 파란색·빨간색 풍선과 소형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의 북한 나들이를 배웅했다.
자영업자인 정모(48)씨는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뒀으면 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출근시간을 늦추고 거리로 나왔다. 7년만에 힘들게 다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이어서 감동을 감추기 힘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이 지나가는 길 옆에는 `남북정상회담 통일을 향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환송을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님 평양에 잘 다녀오세요' `2007년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와 민족공존의 번영을 열어갑니다' 등이 쓰인 피켓을 흔들며 7년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했다.
시민들은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통과하자 박수와 함께 함성을 질렀으며 일부는 풍선을 날리며 북한으로 향하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픈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자녀 3명과 부인, 모친을 동반하고 환송행사에 나온 송태용(39.자영업)씨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처음이라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국민의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
국민 지지와 주변국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관된 소신으로 회담을 성사시킨 것이라 더욱 기쁘다"라고 말했다. 송씨는 "큰 딸이 초등학생인데 오늘 환송행사에 다녀오게 돼 좀 늦는다고 미리 학교에 말하고 데리고 나왔다.
온 가족이 환영의 뜻을 전하기 위해 함께 나왔다"라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평화미래연대, 민주평통 등 진보단체 회원들도 광화문 일대에서 현수막을 걸고 방북단을 환송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세상에 가득 뿌려줄 평화의 씨앗을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평화미래연대 운영자 김준희씨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노 대통령의 방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선진화국민회의 등 보수단체 소속 50여명은 이날 노 대통령 차량 행렬 통과에 맞춰 정부중앙청사 앞 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북핵폐기 없이 평화 없다" "서해북방한계선 그대로 유지" "국민동의없는 천문학적 대북지원 웬 말인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성명서를 담은 인쇄물을 배포했다.
↑잘 다녀오십시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국민적 합의와 진정한 화해정신에 입각해 진행되지 않고 정권 차원에서 정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선에서 유리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경복궁 역 주변을 지나기 10분 전쯤에는 김모(47)씨가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대통령의 예상 이동 도로에 진입해 인근 파출서에 연행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4월 한 이동통신사 건물에 자신의 벤츠승용차를 몰고 돌진한 바 있는 김씨는 "수차례 휴대전화 사후서비스(AS)의 문제점에 대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대통령에게 직접 이 문제를 알리려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도심을 통과한 노 대통령의 차량행렬은 마포를 거쳐 강변북로를 따라 가며 속도를 낸 뒤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자유로를 거침없이 내달리며 통일대교로 향했다.
노 대통령 일행은 오전 8시 43분께 풍선과 태극기를 든 민주평통 회원 등 시민 300여명이 환송을 나온 통일대교 남단에 내려 시민들과 악수하고 얘기를 나눈 뒤 군사분계선으로 향했다.
bkkim@yna.co.kr /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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